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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DITOR'S CHOICE | EXHIBITION]나를 꿈꾸게 한 것은 저 별빛이었을까

<최정선 대학생 기자>올 여름은 그 어느 때 보다 덥다고 한다. 폭염에, 장마에 도심에서 여름을 피할 곳은 없다. 그럴 땐 일단 예술의 전당으로 가보자. 지구의 오늘과 내일을 보여주는 <지구상상전>을 보고, 한 층 올라가서 <오르세 미술관전>을 관람하도록. 고흐가 사랑했던 아를의 별밤을 바라보며, 꿈과 낭만을 느껴보자.   


현대사진의 향연 <지구상상전>

어머니의 지구 , 생태학적 상상력 , 오래된 친구라는 세 가지 테마로 열리는 '지구상상전'은, 현대 사진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위치한 작가 10명과 로이터(REUTERS)통신사의 사진으로 특별히 꾸며진다. 이 아름다운 사진전은 오랜 시간 동안 그들의 자리를 아낌없이 내어준 환경에 대한 감사함으로 만들어졌다. 그동안의 '환경'을 주제로 한 사진전시가 대부분 이데올로기의 도구나 비판적 리얼리즘에 치우쳤다면, 이번 전시는 '상상'이라는 것을 이용하여 멸종해 가는 종들에 대한 미안함, 자연에 대한 경외심 등을 작가들만의 빛나는 감성으로 보여주고 있다.

Environmental

전시는 크게 세 개의 섹션으로 이루어지는데 지구를 의미하는 'Earth'에서 그 개념을 추출하였다. 첫 번째 섹션인 Environmental은 '어머니 지구'를 주제로 대지의 신성함을 불러들이는 인간과 자연의 아름다운 교류에 대해 풀어내고 있다. 특히 닉 브랜트의 아프리카 코끼리 사진을 보고 있으면 사람들의 과도한 상아착취로 인해 지금은 죽어버린 코끼리가 우리에게 먹먹한 감동을 준다.

'어머니 지구'에서 사람과 자연의 공존, 공생을 신성한 약속으로 표현하며, 사진가들이 끊임없이 자연에서 영감과 작업의 추동력을 찾았음을 느낄 수 있다.

Art

두 번째 섹션인 Art에서는 현대 사진의 화려한 기술, 소위 '그림 같은 사진'들로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를 보여준다. 완전한 사진은 ‘가짜’라고 해도 그 실재감에 압도되는 작품들이 등장한다. 디지털 사진의 개척자라 불리는 존 고토의 홍수풍경, 인간에 의해 상처받은 지구가 다시 인간을 역습해오는 섬뜩한 풍경의 자아코모 코스타, 기계부품과 건축의 혼성 구조물로 새로운 구조물을 만들어낸 데이비드 트라우트리마스의 작품으로 구성했다. 분명히 컴퓨터 그래픽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사진들이 너무나도 '리얼'해서 뚫어져라 작품을 보게 만든다. 특히, 존 고토의 홍수풍경 시리즈 안에는 작가 자신의 모습을 곳곳에 숨겨두었는데 이를 찾아보며 관람하는 것도 재미를 더한다. 각자 개성적인 작품을 보여주고 있지만, 작가들이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바는 인간과 지구를 멸망하게 하는 것이 결국은 인간의 무지와 욕망이라는 점을 알린다.

Healing of the Earth

세 번째 섹션인 Healing of the Earth는 현재 첨예한 이슈가 되고 있는 환경오염의 현장에서부터, 전쟁이 일으킨 후세대의 아픔들을 담아내며 병든 지구와 치유가 필요한 지구에 대한 방법을 관객들에게 반문하고 있다. 오언호수를 구도와 높이를 달리하여 찍은 데이비드 마이셀의 '호수프로젝트'는 한 폭의 추상화처럼 보이는 신비로운 사진이다. 그러나 그 이면은 지난 30년 동안 줄곧 환경이 파괴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시각적 아름다움과 비극적인 환경을 보여주면서 동시다발적인 메시지를 인간에게 던진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의 70% 이상이 국내 최초로 공개되는 오리지널 필름이다. 그만큼 최고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자연과 환경의 소중함을 함께 느끼고 공유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자칫 무겁고 부담스러울 수 있는 주제에 작가들의 재기발랄한 상상력과 화려한 사진기술이 더해지면서 보는 재미를 느끼며, 아름다운 지구에 대한 진지한 생각을 해봐야 할 때이다. 환경에 대한 이야기들에 무감각해진 우리를 새롭게 깨어나게 하는 이미지들이다.  

일시 l 2011년 6월 2일~8월 10일
장소 l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
도슨트시간 l 평일 14:00/17:00
휴관일 l 마지막 주 월요일(6월 27일, 7월 25일)
관람요금 l 일반 1만원, 청소년 8천원, 어린이 6천원


고흐의 별밤과 화가들의 꿈<오르세 미술관전>

'나는 지금 아를의 강변에 앉아 있네. 별들은 알 수 없는 매혹으로 빛나고 있지만 저 맑음 속에 얼마나 많은 고통을 숨기고 있는 건지, 이 강변에 앉을 때마다 목 밑까지 출렁이는 별빛의 흐름을 느낀다네. 나를 꿈꾸게 한 것은 저 별빛이었을까.'   

-동생 테오에게 보내는 고흐의 편지 中

푸른 밤하늘에는 별이 총총 박혀 있고, 강물에는 불빛이 어른거린다. 그리고 이곳을 걷고 있는 부부들의 모습까지. 고흐의 모든 작품들 중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품이라고 해도 모자라지 않을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을 한국에서 볼 수 있다.

특히 '인상주의 미술관'으로 불리는 세계적인 오르세 미술관이 올해 대대적인 리뉴얼을 단행하면서 그동안 해외 반출이 어려웠던 소장품들을 직접 볼 수 있게 했다. 그 이름만으로도 가슴 설레는 반 고흐, 모네, 고갱, 르누아르, 세잔, 밀레, 앵그르 등 19세기 프랑스 회화의 황금기를 이끈 작가들의 회화 73점 및 데생 24점, 사진 37점이 전시된다. 이는 지금까지 국내에 소개된 3번의 오르세 미술관 소장품전 가운데 최대 규모다.

오르세 미술관 관장 기 코즈발은 "오르세 미술관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되는 작품들이 외국에서 대규모로 전시된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이번 전시회에는 오르세 미술관뿐 아니라 프랑스 국가가 유일하게 보관하고 있는 작품들도 상당하다"고 밝혔다.

사실주의, 인상주의, 상징주의…19세기 후반 총망라

오르세 미술관전은 19세기 고전주의에서 사실주의, 인상주의, 상징주의에 이르기까지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가는 가장 중요한 작품들이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사실주의 대표작가인 카바넬의 '비너스의 탄생', 인상주의 작가 르누아르의 '소년과 고양이', 사실주의 작가 밀레의 '봄', 상징주의 작가 폴 고갱의 '소가 있는 해변'까지 신비스러운 감성과 꾸밈없는 사실적인 시각을 온전하게 느낄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역시 고흐의 '별밤'이다. '별밤'앞에는 유독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마음의 위안을 찾기 위해 아를 지방으로 거처를 옮긴 반 고흐가 밤하늘에 가득히 빛나는 별들과 그 별빛을 아련히 품고 있는 론 강의 정취를 강렬한 붓 터치로 표현한 이 작품은 바라보고만 있어도 그림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이외에도 폴 세잔의 카드 놀이하는 사람들에 관한 다섯 작품 중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카드 놀이하는 사람들'과 사랑하는 자신의 아내의 죽는 순간도 남겨놓고자 했던 클로드 모네의 '임종을 맞은 카미유' 등 미술책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작품들 또한 놓쳐서는 안 된다. 

일시 l 2011년 6월 4일 ~ 9월 25일
장소 l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
도슨트시간 l 평일 11:30/14:00/16:00/18:00
휴관일 l 마지막 주 월요일 (6월 27일, 7월 25일, 8월 29일
관람요금 l 일반 1만2천원, 청소년 1만원, 어린이 8천원


Editor's tip.

1. 평일 낮에 하는 도슨트 프로그램에 참여하자

평일 낮에 가면 주말에 비해 사람이 적기 때문에 여유롭게 관람을 할 수 있다. 또한 평일 낮에 공지된 시간에 가면 전시장에서 전시를 함께 관람하면서 주요 작품에 대한 전시설명을 해주는 도슨트로부터 주요작품에 대해 30분가량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오디오 가이드보다 설명해 주는 작품 수는 적지만 더 자세한 설명과 더불어 질문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놓치고 지나갈 법 한 그림 속 숨은 의미들을 정확히 짚어준다.

2. 도슨트 시간이 안 맞는다면 오디오 가이드는 필수

도슨트는 하루에 몇 번 하지 않기 때문에 맞춰서 가기가 쉽지만은 않다. 그럴 땐 꼭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며 관람하도록 하자. 사실 우리가 미술에 엄청난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은 이상 모든 작품들에 대해 세세히 알고 있기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 설명 없이 그냥 작품을 보게 된다면 아마도 '아~ 잘 그린 그림이구나'라는 느낌만 들게 된다. 그러니 짧게나마 설명을 듣고 난 후 작품을 볼 것.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 너머의 감동을 얻을 수 있다.

3. 작가에 대한 공부는 전시에 대한 예의다

어떤 것이든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것의 차이는 크다. 도슨트와 오디오가이드가 있다고 모든 것을 알려줄 수는 없다. 가기 전에 닉 브랜트가 어떤 사람인지, 고흐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작가의 배경을 알면 작품을 보는 눈이 훨씬 깊어진다.

http://www.camhe.co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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