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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바보’ 13년 책읽기…낯선 세계 길라잡이되다
가라타니 고진·도킨슨…

218명 작가·사상가 집대성

폭넓은 독서·균형감각

진정성 넘치는 감상평 눈길

투병중 저자돕기 위해 출간

수백년 전에 나온 책이건, 지금 막 나온 책이건 지식의 지평 위에 제자리를 찾아가려면 어느 정도 출판평론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책을 ‘발견하고 맥락을 짚어줌으로써 독자들은 한권의 책이 주는 감동을 넘어 앞뒤, 좌우를 함께 보는 눈을 갖게도 된다.

평론가 최성일(45)은 20, 21세기 앞선 생각을 지닌 사상가들의 책을 찾아내 사상의 사전을 만들어냈다.

‘책으로 만나는 사상가들’(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은 그가 1997년부터 13년간 해온 사상가들의 책을 리뷰한 걸 사전 형태로 묶은 것이다. 등장인물은 218명, 한국인 사상가는 10명이다.

일본 문예비평가로 그에게 영감을 준 가라타니 고진부터 ‘북한, 일본 그리고 미국’이란 책으로 잘 알려진 개번 매코맥, 아직 해석의 여지가 많은 ‘생명의 사상가’ 베이트슨, 시오니즘 지식 권력을 보여준 노먼 핀켈슈타인, ‘이기적 유전자’로 과학의 대중화에 기여한 리처드 도킨슨 등 인류에게 새로운 생각의 방향을 제시한 철학자는 물론 작가, 역사학자, 예술가 등 다양한 분야의 사상가들이 망라됐다.

특히 저자는 이들의 생각을 단순히 요약ㆍ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자료와 개인적 경험을 보태 지식의 그물망을 짜낸다.

특히 이 책은 저자의 박람강기(博覽强記)한 책읽기와 한쪽에 치우치지않고 두루 살피되, 꼼꼼한 읽기와 평가가 신뢰감을 준다.

조지프 캠벨, 로버트 라이시, 로버트 카플란, 와다 하루키, CW. 세람 등 개성적인 해외 저자들, 반다나 시바, 레이첼 카슨, 토다 키요시 등 생태사상가들은 개인적 취향으로 선택을 받았다.저자의 진정성은 이 책의 또 다른 미덕이다. 책 읽기를 통해 자신의 받은 감동과 내적 변화를 그대로 노출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출판평론가 최성일 씨의 리뷰 모음집‘ 책으로 만나는 사상가들’(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이 새롭게 출간됐다. 1997년부터 13년간 집필해 온 218명의 사상가들에 대한 치열한 지적 탐색과 열정이 고스란히 담겼다.

책의 새로움은 형식에도 있다. 이미 다섯권의 책으로 나와있는 것을 가나다 순의 사전형으로 묶어냄으로써 오히려 이 사상가에서 저 사상가로 넘나드는 걸 용이하게 한 게 돋보인다. 어려울 수 있는 담론과 사상들을 읽어내야 하는 부담을 덜고 만만하게 읽히는 것도 그런 형식의 힘이다.

사상가마다 번역돼 나온 책들을 일일이 주석처럼 붙여 한 인물에 관한 모든 책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번역과 해석의 중요성, 절판된 책들, 하루 빨리 번역되길 바라는 책들에 대한 이야기도 의미 있다.

저자의 해외 사상가 탐색은 애초 개인적 관심과 자료 정리 차원에서 시작한 일이었다. 그러던 것이 해외 사상가의 번역서 리뷰로 줄곧 이어졌다.

저자는 이런 작업을 하는 이유로 “독자들이 흠모할 만한 인물을 소개하는 길라잡이 구실을 하는 일이 즐겁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현재 저자는 뇌종양으로 암 투병 중으로, 이 책은 저자의 쾌유를 빌며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가 기획 출판했다. 판매수익금은 전액 저자에게 전달된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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