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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아니스트 임동혁 “이번엔 보다 성숙한 쇼팽이에요.”
해마다 6월이 되면 기다려지는 무대. 클래식의 축제 ‘디토 페스티벌’이 오는 23일부터 7월 3일까지 열린다. 올해 페스티벌의 주제는 ‘로맨틱 프렌치’. 축제 기간 내내 쇼팽, 라벨, 포레 등의 로맨틱한 선율이 울려퍼진다.

축제 마지막날에는 쇼팽하면 빼놓을 수 없는 피아니스트 임동혁(27)의 무대가 펼쳐진다. 임동혁은 바이올리니스트 신현수(24)와 협연을 통해 감미로운 음악을 선사한다. 미국에 있는 임동혁과 지난달 26일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워낙 쇼팽곡을 많이 연주했으니 또 쇼팽이야? 하실 수도 있지만, 이번에는 보다 성숙한 쇼팽을 들으실 수 있을 거예요. 그동안 외국에서도 한번도 들려주지 않은 곡이죠. 얼마 전부터 악보 읽고 준비 중인데, 정기적인 독주회처럼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하셔도 됩니다.”

임동혁은 쇼팽의 녹턴과 영웅 폴로네이즈, 프로코피예프의 토카타를 연주한다. 쇼팽의 ‘영웅 폴로네이즈’는 매우 화려한 곡, 프로코피예프의 토카타는 매우 난도가 높은 곡으로 정평이 났다. 임동혁은 “(피아노를) 친다고 한 게 후회될 정도로 화려한 기교의 곡들이다. 연주자는 굉장히 힘들지만, 청중들은 화려하고 스펙터클한 무대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협연을 갖는 바이올리니스트 신현수와는 지난해 4월 벳푸에서 열린 아르헤르치 페스티벌에 초청받아 듀오 리사이틀을 선보였다. 두 사람은 20대지만 어린 나이에 연주활동을 시작했고 세계적인 콩쿠르에서 입상하며 두각을 보여왔다. 그는 “젊은 아티스트 두 명이 꾸미는 터라 색이 넘치는 무대가 될 것”이라며 “색으로 치면 무게가 너무 없지 않으면서도 화사한 진청색에 가까운 느낌을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26세의 다소 어린 나이에 결혼한 그의 신혼 생활은 어떨까. 미국 뉴욕에 신접 살림을 차린 임동혁은 달라진 것은 없다고 했다. 왜 결혼을 일찍 했냐는 팬들의 원성에 대해 그는 “안정된 생활을 하고 싶어서였다”며 “연주 여행이 끝나 집에 들어오면 아무도 없이, 혼자 밥 먹던 생활이 어느 순간 뼈저리게 싫어졌다. 지금의 아내가 내 생활의 균형을 잡아주고, 안정감도 준다”고 말했다. 결혼 후 연주하면서 달라진 점은 “연주할 때 반지를 끼고 친다는 것? 그 외엔 특별히 없다”며 웃어보였다.


최근 임동혁이 음악적으로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레퍼토리를 다채롭게 늘리는 일이다. 스스로도 한 작곡가에 치우친 면이 있다는 점을 그도 알기에 “앞으로 잘 연주할 자신이 없는 작곡가의 영역에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브람스? 얼핏 보면 저랑 잘 안 어울리죠. 베토벤 후기 소나타도 임동혁 하곤 매치가 어렵죠. 하지만 이젠 잘 칠 자신이 없는 작곡가를 공부하고 싶어요. 그 곡을 청중들에게 들려줄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다양한 음악가를 공부하면 제 연주가 더 늘지 않을까요.”

사실 임동혁은 솔로 무대가 대부분이었기에 협연은 새로운 도전이다. “제가 원래 자의든 타의든 솔로만 주로 했는데, 협연을 해보니 재미있더라고요. 솔로에서 협연을 하고, 다양하게 변해가는 제 모습을 애정있게 봐 주세요.”

<조민선 기자@bonjod08>/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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