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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수앙 "성공 향해 달리는 당신에게 묻노니..좌표는?"
주목받는 조각가이자 설치미술가 최수앙(36)이 서울 신문로의 성곡미술관(관장 박문순)의 ‘내일의 작가’에 선정돼 대규모 개인전을 열고 있다.

최수앙의 이번 전시는 다소 불편하고 시니컬하다. 그동안 사실적인 인체상을 통해 거대한 사회 시스템 속에서 그저 기계부품처럼 전락한 개인을 다뤘던 기존 작업과 맥을 같이하기 때문이다. 어딘지 불편하며 외면하고 싶은 면모를 여기 있소 하고 들이대는 느낌이다. 작가 또한 “드러내야 할 것을 감추거나 오히려 미화하는 사회에 대해 실상을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1층 전시장부터 충격적이다. 어깨가 완전히 굽은 깡마른 나신의 ‘히어로’(The Hero)는 작가 아버지가 모델이다. 30여년간 경제발전을 대의로 공무원으로 봉직했던 부친의 모습을 통해 오늘날 이 땅의 아버지들이 과연 사회의 ‘영웅’인지 아니면 ‘희생양’인지 질문하고 있다.

인간의 손들이 모여 날개 형상을 이룬 최수앙의 대표작 ‘날개’(The Wings) 아래에는 남녀 어린이 16명이 줄을 맞춰 선채 뭔가를 노래하고 있다. 입 모양은 제각각이지만,모두 똑같은 복장에 똑같은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획일화될 것을 강요하는 사회’를 상징한다.


의족을 찬 여인의 나신상 ‘퍼스펙티브’(The Perspective)는 ‘관점’의 차이를 표현한 조각이다. 레진으로 만든 나신상의 오른발은 의족, 엄지발가락은 금으로 도금돼 있는데 과연 관람객이 어느 부위에 먼저 눈길을 주는지를 탐색하고 있다. 전시는 6월5일까지. 관람료 성인 3000원. 02)737-7650
사진은 최수앙의 신작 ‘Voices’, 2011년, 각 43x26x128cm(16개), Anhydrite plaster, Automotive painting on Resin. 아래는 ‘식물인간’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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