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胡’ 후춘화 진화불구
정부 준계엄령 선포 악화일로
유목민과 광산개발업체 간의 싸움으로 끝날 줄 알았던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사태가 결국 민족갈등으로 터져 버렸다.
신장(新疆)위구르, 티베트(西藏) 등과 비교할 때 비교적 안정적인 소수민족 거주지로 꼽히던 네이멍구에서 몽골족의 반정부 시위가 장기화되면서 중국의 소수민족 정책이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더욱이 중국에서 가장 민감한 정치 사건인 ‘6ㆍ4 톈안먼(天安門)’ 사태를 코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중국 당국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현지 정부는 피해자 유족에게 50만위안(약 8500만원)의 위로금을 지급하고, 시멍시우주무치치의 서기를 면직하겠다며 발빠르게 대응했다. 하지만 광산 난개발과 초원 파괴로 생활기반이 무너지면서 쌓여왔던 분노가 한번 폭발한 몽골족 유목민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5일 2000여명의 대규모 시위에 이어 28일에도 수백명에 달하는 유목민과 학생들이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수십명이 체포됐다.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자 중국 정부는 준계엄령을 선포했다. 홍콩 밍바오(明報)에 따르면 현지 주요 도로와 광장에 경찰이 대거 배치됐으며, 휴대폰 인터넷이 차단됐다.
이번 사태는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이후 차차기 정치리더로 떠오른 후춘화(胡春華) 네이멍구 자치구 서기의 정치 시험대가 되고 있다.
후춘화 서기는 27일 시우치의 고등학교로 달려가 학생들과 교직원을 면담했다. 후 서기는 “이번 사건은 극랄하고 분노에 떨게 한다. 광산개발을 잘 처리해 주민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사람들을 설득했다.
한희라 기자/hani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