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압둘라 살레 예맨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연일 계속되면서 치안 상황이 극도로 악화된 가운데 현지 한인들이 토착 교민을 제외하고는 모두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주(駐)예멘 한국 대사관에 따르면 현재 예멘 거주 한국인은 대사관 직원들과 교민 등을 포함해 50여 명에 불과하다.
이는 2009년 3월 예멘 시밤유적지 한국인 관광객 테러사건 당시만 해도 체류 한국인이 200명에 달했던 것과 비교할 때 크게 감소한 것이다.
예멘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은 끊긴 지 오래 됐고, 선교 활동을 벌이던 선교사들도 모두 예멘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진출 기업들이 사실상 잇따라 철수했다.
예멘에서 석유광구 탐사·개발 사업을 벌이고 있는 한국석유공사는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사업소를 두고 직원들이 예멘을 오가는 형식으로 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 사나에서 마리브 유전지대까지 송전선 공사를 진행한 현대건설도 순차적으로 직원들을 철수시켜 현재 소장 한 명만 남겨두고 있는 상태다.
현재 남아 있는 교민들은 대부분 수십년씩의 현지 거주로 당장 다른 나라로 거처를 옮기기 어려운 현실이다.
예멘의 치안은 33년째 장기 집권 중인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후 당국의 강경 진압으로 상황이 크게 악화돼 시위 현장에서 숨진 사망자는 180여 명에 이르고 있다.
특히 지난 23일부터는 수도 사나에서 예멘 최대 규모의 하시드 부족과 정부군 간 시가전이 터지면서 치안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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