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니아 내전 특급전범 용의자인 라트코 믈라디치가 체포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보리스 타디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세르비아공화국을 대변해 라트코 믈라디치가 오늘 오전 정보당국(BIA)과 전범추적대의 작전에 의해 세르비아에서 체포됐음을 밝힌다”고 발표했다.
믈라디치는 이날 오후 정보당국 차량편으로 베오그라드 특별법정으로 이송됐으며, 이 법정은 그를 헤이그 소재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로 송환할지를 결정하게 된다. 슬로보단 호멘 세르비아 정부 대변인은 ICTY와의 전범 협력에 관한 법률에 따른 절차를 거쳐 믈라디치가 최장 7일 내 ICTY로 인도될 것이라고 밝혔다.
27일 외신에 따르면 라심 라지치 세르비아 장관은 이날 현지 국영방송에서 “보안당국(BIA)이 검거 작전을 펼쳤을 당시 믈라디치는 권총 2개를 가졌지만, 저항 없이 검거에 순순히 응했다”고 말했다. 그는 “믈라디치는 노인처럼 보였다”면서 “거의 집 밖을 나가지 않았는지 창백하고 노쇠한 모습이었고, 그가 믈라디치인지 알아보지 못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믈라디치가 검거된 곳은 그의 친척 집으로 알려졌으며 마을 주민은 그가 가명으로 쓴 밀로라드 코마디치라는 이름의 인물이 그 집에 살고 있었는지를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스니아 내 세르비아계 군사령관이었던 믈라디치는 보스니아 내전(1992~95년) 당시인 1995년 지금의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BiH)의 스레브레니차에서 이슬람 주민 8000여명을 집단학살한 혐의로 1995년 ICTY에서 기소됐으나 16년째 도피 행각을 벌여왔다.
한편, 유럽연합(EU)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ㆍ유엔 등은 믈라디치 검거 소식을 환영했다.
윤희진 기자/jji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