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노동자 연쇄자살 파동을 겪었던 애플 위탁제조업체 폭스콘에서 자살 망령이 부활했다.
26일 새벽 폭스콘 청두(成都)공장 기숙사 C4동 5층에서 허우(候) 성을 가진 20세 남자 노동자가 투신자살 했다고 홍콩 싱다오르바오가 보도했다. 이 남성은 투신 직후 사망했고 자살 원인은 현재 조사 중이다.
폭스콘 청두공장에서는 앞서 지난 21일 폭발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아이패드 2의 광택 작업이 이뤄지는 청두 A5 공장에서 가연성먼지로 인해 폭발이 발생해 3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했다.
청두 시 당국은 가연성 먼지 때문이라고 폭발 원인을 발표했지만 열악한 근무 환경이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홍콩 소재 노동권 감시단체는 지난 3월 자체조사를 바탕으로 이번 폭발사고의 원인이 강한 폭발력을 지닌 알루미늄 먼지 때문이라고 지목했다. 그러면서 통풍이 안 되는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노동자들이 알루미늄 먼지에 광범위하게 노출돼 왔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청두 시 당국과 애플ㆍ폭스콘 측이 폭발 원인으로 ‘알루미늄’을 거론하려 하지 않는 것은 열악한 작업환경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폭스콘의 광둥성 선전 공장에서는 노동자 13명이 잇따라 자살해 세계적인 이목을 집중한 바 있다. 폭스콘의 강압적인 근로 방식과 이로인한 극심한 스트레스가 연쇄 자살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폭스콘은 직원의 급여를 대폭 인상하고, 자살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받기도 했다.
이번 폭발사고의 원인이 정확히 규명되지 않은 가운데 노동자의 투신자살이 또 발생해 폭스콘의 노동환경이 다시 도마위에 오르게 됐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