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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캠프캐럴 내 ‘아주 독한 것’ 두 곳에 더 묻었다”
경북 칠곡군 왜관의 캠프 캐럴 미군기지에 지금까지 알려진 헬기장 근처 외 다른 두 곳에 독극물이 묻혀 있다는 새로운 증언이 나와 파문이 예상된다.

캠프 캐럴에서 1960년대 말부터 33년간 군무원으로 근무한 뒤 미국에 정착해 살고 있는 구자영(72) 씨는 2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구씨는 또 이날 인터뷰에서 전 주한미군 병사인 스티브 하우스 씨가 주장한 현 헬기장 부근의 매몰 상황을 자신도 목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직접 매몰 작업에 참여한 새로운 두 곳의 작업과 관련, 1972년께 캠프 캐럴 내 BOQ(독신장교숙소) 인근 공터와 소방서 앞 지역에 각각 깊이 30피트(9.14m) 정도로 테니스장 크기의 구덩이를 자신이 불도저를 동원해 팠으며 그 두 곳의 구덩이에 비슷한 양의 독극물이 매몰됐다고 말했다.

그는 “불도저로 판 구덩이에 드럼통 40~50개, 5갤런짜리 캔 20~30개, 병 종류 20~30개 정도를 파묻었다”고 기억하면서 “구덩이에 묻은 것이 화학물질, 독극물이라는 얘기를 당시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상사인 미국 문관이 크레인을 이용해 직접 묻었다”면서 “내용물이 정확히무엇인지는 모르지만 독극물은 틀림없다. 월남(베트남)에서 쓰다 남은 것이라는 얘기도 들렸다”고 말했다.

그는 “40년 전의 일이라서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2~3일 정도 걸려서 구덩이를 팠고 1~2주 정도 파묻었던 것 같다”고 기억했다. 그는 “당시 BOQ 인근 공터에 이들 물질을 묻었을 당시 불도저로 고르다가 화재가 발생해서 겨우 탈출해 확실히 기억하고 있다”면서 “지금도 그곳의 땅을 파 보면 불난 자국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구덩이에 매몰된 것이) 아주 독한 것이라고 했었다”면서 “병에 든 것의 경우 병 뚜껑을 열고 땅에 부으니 땅에서 연기가 날 정도였다”고 전했다. 구씨는 스티브 하우스가 지목한 헬기장 근처 매몰 상황도 목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곳은 44공병대대가 직접 했으며, 아주 대규모로 (구덩이를) 만들었다”면서 “나는 멀리서 지켜봤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 작업 시기와 관련해서는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겠다면서 다만, 그 지역에 매몰 작업이 이뤄진 이후 다시 수거작업이 이뤄지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주한미군은 지난 23일 브리핑에서 캠프 캐럴 내 헬기장 부근 D구역으로 화학물질과 오염 토양을 옮겨 묻은 뒤 1980년 다시 그 오염 물질과 토양을 모두 파내 반출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구씨는 “수거작업도 상당히 오랫동안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1∼2개월 정도는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구덩이 속에서 작업을 한 중장비를 크레인이 끌어올린뒤 소방차를 동원해 세차를 한 뒤에 밖으로 갖고 나왔을 정도”라면서 구덩이 속에 독성이 강한 물질들이 있었을 개연성을 시사했다.

그는 자신이 직접 매몰 작업에 참여했던 BOQ 인근과 캠프 캐럴 내 소방서 인근 지역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헬기장 인근 지역과 각각 2∼3㎞ 정도 떨어진 별도의지역이라면서 아직 그곳에 매몰된 것은 반출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정확하게 지점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하면서 이번 논란을 계기로 캠프캐럴 내 환경오염 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대했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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