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유해식품이 주변국과의 무역분쟁으로까지 이어질 조짐이다.
미국의소리방송(VOA)은 중국 내에서 먹거리 공포가 전방위로 확산된 가운데 러시아 검역기관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퇴짜를 놓는 양상이 되풀이 되고 있다고 24일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중-러 접경지대인 러시아 바이칼호 지역 검역기관은 최근 180t에 달하는 중국산 땅콩을 돌려 보냈다. 중국에서 수입한 이 땅콩에 유독성 크롬이 다량 함유돼 러시아의 식품 기준에 부적합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또 다른 중-러 국경지역에서도 같은 이유로 중국산 땅콩 60t을 거부했다.
러시아 수의ㆍ식물검역기관은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주와 러시아 아디게야공화국에서도 최근 175t에 달하는 중국산 메밀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메밀에 식품 품질 보증 관련 문서가 없는데다 역한 냄새가 풍겨 품질이 의심스럽다는 이유였다.
러시아 수의ㆍ식물검역기관 대변인은 “메일 뿐만 아니라 중국산 쌀도 문제가 많다”며 “중국 정부가 식품 안전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지 않으면 양국간 무역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 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토끼고기를 제외하고 러시아는 현재 중국산 육류 수입을 전면 금하고 있다. 중국은 비록 돼지고기와 쇠고기 등 축산물을 러시아에 수출하고자 하지만 중국산 식품에 대한 불신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육류 생산 및 유통 과정에서 사료의 안전성이 특히 우려 된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에서는 중국인이 경작하는 임대 농지에 대한 우려감도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 극동지역에서는 중국인들이 대규모 임대 농작지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농약을 과다 사용하고 플라스틱 폐기물을 양산해 그 지역 농민들과 지방정부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 중부지역의 한 농민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민족주의자도 아니고 중국 농민을 반대하지도 않지만 중국인들이 화약제품을 과다하게 사용해 토지를 오염시키고 있다“며 분개했다.
러시아 언론은 이같은 문제가 최근 빈발하면서 중국위협론자들의 논리를 뒷받침할 새로은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수입검역당국은 “중국 관계 당국과 식품안전 문제를 놓고 수차례 교섭을 벌였지만 중국의 면적이 워낙 넓어 관리가 어렵고 식품 안전 위반 사례가 너무 많아 해결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염색만두, 클렌부테롤(천식약 성분) 돼지고기 등 중국에서 각종 불량 유해식품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유럽에서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는 등 중국의 식품업체들이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