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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자가 어디 감히 운전을…체포해버려"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여성의 운전을 금지하는 법안을 폐지하자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민적인 저항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사우디의 정보통신 전문가 마날 알-셰리프(32)는 직접 운전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페이스북 사이트에 올렸다가 지난 21일(현지시각) 당국에 연행됐다.

하지만 셰리프는 다음날 새벽 다시 운전을 했다는 이유로 또다시 체포됐다.

현지 보안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에 사회공공질서 위반 혐의로 체포된 알-셰리프에게는 조사를 위해 5일간 구금 명령이 내려졌다. 차 안에 있던 남자형제 1명도 함께 수감됐다.

알-셰리프는 다른 여성들과 최근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여성 운전 금지제의철폐를 촉구하면서 오는 6월17일 여성 운전자들이 차를 몰고 거리로 나가 대규모 시위를 벌이자고 제안했고 이에 1만2000명이 지지를 표명했다.

셰리프의 페이스북 페이지는 현재 삭제됐고 트위터 계정은 이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수백명의 운동가들이 페이스북을 통해 연대해 알-셰리프의 석방은 물론이고 여성 운전 금지제의 철폐를 재차 촉구하고 나섰다.

칼럼니스트인 칼프 알-하르비는 알-와탄 신문에 실은 글에서 “알-셰리프와 모든여성이 자신의 차를 운전해 아이들을 병원에 태워주고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사고 운전사 없이 일터에 가게 하자”고 주장했다.

왈리드 아보우 엘-케이르라는 남성 사회운동가는 트위터 계정에 사우디 국왕에게 알-셰리프의 석방과 여성 운전 금지제의 폐지를 약속해달라는 청원운동을 펼쳐 300명의 지지를 얻었다.

일부에서는 알-셰리프 체포와 관련한 보안 당국의 발 빠른 대응이 아랍 전역에 부는 민주화 바람에 대한 사우디 왕국의 우려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사우디는 올해 초 개혁을 요구하는 소규모 시위를 단시일에 제압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대변인은 “사우디 정부가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으로 믿는다”라며 미 행정부가 알-셰리프의 상태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얻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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