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증폭되고 있다.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 최근 발표된 지표들이 저조하게 나타나면서 중국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일 발표된 중국의 5월 제조업 지표는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HSBC와 마킷이코노믹스가 집계하는 중국의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51.1을 기록했다. 이는 전달의 51.8보다 둔화된 수치다.
PMI가 50을 넘으면서 제조업 경기는 확장세에 있음을 나타낸다. 그러나 PMI가 최근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것은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으로 인해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발표된 중국의 4월 산업생산도 걱정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중국의 4월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4% 증가했다. 이는 3월 14.8% 증가폭보다 둔화된 것으로, 전문가 예상치인 14.6%도 밑도는 수치다. 이는 중국 정부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긴축정책으로 경기 과열을 억제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결국 중국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까지 겹친 셈이다. 왕타오(汪濤) UBS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은 (중국의) 성장 둔화를 우려하고 있다”면서 “그리고 동시에 (중국 내)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도 걱정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향후 전망도 그다지 밝지 않다. 왕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몇달 간은 중국의 산업생산 증가폭이 더 둔화되고, PMI도 더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같은 우려는 시장에 그대로 반영됐다. 전일 상하이종합지수는 2.9% 하락하며 2774.57포인트까지 밀렸다. 선전지수도 3.6%나 급락하며 1149.39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업계 내부에서는 중국 정부가 긴축정책을 지속해 나갈 경우 올해 전반적인 흐름을 낙관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더욱이 이미 전력난, 가뭄, 중소기업 자금 부족 등의 소식으로 중국 자본시장은 악재를 안고 떠안고 있다.
그러나 중국 경제가 ‘경착륙’하는 등의 심각한 리스크를 안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취홍빈(屈宏斌) HSBC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된다는 것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쁜 뉴스만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왕타오 이코노미스트 역시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이 9.3%에 달하며 지난해 10%보다는 다소 둔화될 전망이지만, 세계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여전히 탄탄하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 정부의 긴축 기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지난주 다우존스 뉴스와이어가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10명 중 6명이 올해 런민(人民)은행이 한차례의 금리인상을 추가로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은행 지급준비율도 6월에 0.5%p 추가 인상될 것으로 전망됐다.
윤희진 기자/jji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