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민주화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탄압하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게 비자발급을 중단하고 자산을 동결하는 등 제재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EU는 23일 브뤼셀에서 정례 외무장관회의를 열어 아사드 대통령을 포함해 모두 10명의 정권 핵심인사를 대(對) 시리아 제재 대상자 명단에 추가한다. 아사드 대통령을 제외한 나머지 9명의 신상은 24일 EU 관보를 통해 확인 가능하며, 이들에 대한 비자발급 제한, 자산동결 등 제재는 관보 게재와 동시에 효력을 갖는다.

이날 10명이 추가됨으로써 EU로부터 제재를 받는 시리아 정권 핵심인사는 아사드 대통령을 포함해 23명으로 늘었다.

앞서 EU는 지난 10일 시리아에 대한 제재를 단행하면서 아사드 대통령의 동생인 마헤르 알-아사드 육군 제4사단 사단장 등 13명을 대상자로 묶었으나 정작 아사드 대통령은 제외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주 미국이 아사드에 대한 제재를 결정하면서 EU에서도 그를 제재 대상에 추가하자는 논의가 시작됐다. 결국 이날 외무장관 회의에서 합의가 이뤄졌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회의장에 들어서면서 기자들에게 “시리아에서 탄압이 계속되고 있다. 아사드가 시위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를 기대했으나 그는 이를 거부했다. 우리(EU)가 제재 대상을 확대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또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추가 제재는 아사드 정권에 ‘시위대를 향한 무력사용을 중단하고 인권을 존중하며 국민의 요구 사항에 귀를 기울여 정치적 개혁에 나서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EU는 또 핵개발을 계속하는 이란에 대해서도 제재를 확대하고, 핵개발에 연관된 100여개 기업이 EU 역내에 보유한 자산을 동결하는 한편, 리비아의 개인 1명, 법인 1개를 추가 제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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