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최초·국제경험’ 장점 전문가 압도적 지지…특혜의혹 불식·신흥국 설득 관건
크리스틴 라가르드(55) 프랑스 재무장관이 ‘여성 최초’의 기록을 또 하나 추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라가르드 장관은 프랑스 로펌 베이커앤매켄지의 최초 여성 회장, G8 최초 여성 장관에 이어 국제통화기금(IMF) 최초 여성 총재 자리까지 노리고 있다. 실현 가능성에 대한 전망도 밝다. 로이터통신이 세계 이코노미스트 56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라가르드 장관은 절반이 넘는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56명 중 32명은 라가르드 장관이 스트로스칸의 후임자로 ‘가장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했다. 변호사로 전문성을 키워 장관까지 오른 라가르드는 여성이라는 점과 사안을 꿰뚫어보는 직설적인 화법이 강점으로 꼽힌다.
라가르드 장관은 직설적인 성격과 화법 때문에 재정위기로 흔들리는 유럽 일부 국가에 대한 지원 협상은 물론 국제 금융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에게 필요한 정치력과 지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라가르드 장관의 화려한 이력은 10대 때부터 시작됐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 1년간 미국 메릴랜드 주 베데스다에서 교환학생으로 있었던 경험 덕분에 영어에도 능통하다. 또 15세 때 프랑스 싱크로나이즈 국가대표팀에 발탁되면서 2년간 국가대표 생활을 했던 특이한 경력도 갖고 있다.
라가르드 장관은 1981년 베이커앤매켄지에서 변호사를 시작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만들어왔다. 1999년에는 같은 회사의 회장에까지 올랐으며, 이후 프랑스 통상부 장관과 농수산부 장관을 거쳐 재무장관까지 맡았다.
그러나 그에게도 약점은 있다. 프랑스 국내에서 특혜시비와 직권남용 의혹에 휘말려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또 지난 33년 가운데 26년을 프랑스 출신이 IMF 총재직을 독식했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신흥국에서는 그동안의 관행을 깨고 신흥국 출신 IMF 총재를 요구하고 있다.
한편 라가르드 장관은 G20 재무장관 회의 의장이었던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도 자주 회동,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윤희진 기자/jj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