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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둥 ‘행복 도시’ 중앙정부와 엇박자?
중국 서부 충칭(重慶)이 마오쩌둥(毛澤東) 혁명정신을 강조하는 ‘붉은 도시’ 건설을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남부 경제도시 광둥(廣東)성이 ‘행복 도시’를 시의 컨셉트로 내걸어 주목된다.

광둥이 추진하는 행복 도시의 개념에 대해 왕양(汪洋) 광둥 성 서기는 “물질, 문화, 정치 등 다방면을 내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민들이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알 권리, 참여할 권리, 감독할 권리를 누리고 공평정의를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충칭 시의 붉은 도시 건설이 ‘조폭과의 전쟁’과 함께 최근 몇 년동안 요란하게 전개된 것과 달리 광둥 성의 행복 도시 슬로건은 올해 초 제시된 후 아직까지 구체적인 실천방안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광둥 성 기율위원회 서기를 겸하고 있는 주궈밍(朱國明) 부서기가 최근 열린 정법기관 회의에서 중국 지도부의 보수사상과 상이한 의견을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고 홍콩 밍바오(明報)가 보도했다. 54세의 젊은 정치인인 주 부서기는 충칭 시에서 함께 근무했던 왕양 서기에 의해 지난해 광둥 성 부서기로 영입됐다.

신문에 따르면 주 부서기는 베이징과 충칭, 홍콩, 싱가포르 등 국내외 주요 도시를 시찰한 후 “정부와 사회역량이 더 심도 깊은 협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들의 정치 참여를 촉구한 것.

밍바오는 주 서기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최고 지도부의 논조와 상이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지도부 서열 9위인 저우융캉 중국 중앙정법위 서기는 최근 “사회관리체제 개혁은 반드시 중국 실정에 맞게 자신의 길을 택해야 하며, 과거를 완전히 부정하거나 답습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또 저우번순 중앙정법위 비서장은 “서방국가의 사상에 빠져 들어서는 안된다”며 서구식 모델 도입을 경계하는 발언을 했다.

경제적으로 부유한 도시이자 개혁ㆍ개방 1번지로 꼽히는 광둥 성은 과거에도 중앙정부와 엇박자를 내며 신경전을 벌인 바 있어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고 밍바오는 전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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