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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원전수습 로드맵 한 달 만에 ‘개정판’…불신감 여전
지난달 17일 발표됐던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의 사고 수습 로드맵이 우려대로 한계를 드러냈다. 1~3호기 핵연료의 연쇄 용융 등 돌발상황이 발생하면서 도쿄전력은 로드맵 발표 한달 만에 ‘개정판’을 내놨다.

하지만 ‘6~9개월내 수습’이라는 기존의 안정화 목표 기간을 고수해 새로운 로드맵에 대한 불신감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날 수정된 로드맵의 골자는 원자로 격납용기에 물을 채우는 ‘수관(水棺) 냉각방식’을 포기하고 ‘순환 냉각’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1~3호기의 핵연료가 완전히 녹아내려 격납용기에 구멍이 뚫린 것으로 분석되면서 물을 채우는 방식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도쿄전력은 터빈실 등의 오염수를 폐기물집중처리시설로 옮긴 뒤 방사성 물질과 염분을 제거해 냉각수로 다시 사용한는 ‘순환냉각’을 지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순환 냉각은 내달 중순에 시작하고, 1∼4호기에 있는 오염수 8만7500t 등 모두 20만t을 12월 말까지 처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당초 제시됐던 9개월 내 원전 안정화 목표 기간은 바꾸지 않았다. 무토 사카에(武藤榮) 도쿄전력 부사장은 이날 회견에서 “노심용융은 공정표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잘라 말하면서 “불확실한 요소나 위험은 있지만 (목표 기간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도 이날 정부 차원의 사태 수습 일정표를 발표했다. 7월 중순까지를 1단계, 그 후 3∼6개월을 2단계로 삼고, 중기적인 과제는 3단계에 담았다. 이달 중에 원전 사고로 피해를 본 주민이나 농가 등에 선급금을 지급하고, 올 가을부터는 정식 배상금 지급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또 피난 주민을 위한 임시주택 약 1만5200호는 8월 중순까지 완성할 방침이다.

간 나오토 총리는 이날 원자력 재해 대책본부회의에서 “최후의 최후까지 확실히 책임지겠다”면서 일정표에 “이번 사고의 피해자는 (원자력 정책이라는) 국책의 피해자”라고 명기했다.

하지만 로드맵의 비현실성에 대한 의문이 가시지 않으면서 일본내 불신감은 커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이날 “핵연료가 손상된 것과 아닌 것은 사고의 성격이 확연히 다르다”고 지적하면서 당초 수습기간을 고수하는 이유에 대해 의문을 드러냈다.

신문은 “많은 전문가들이 사고 직후부터 노심 용융을 지적하고 있었는데 도쿄전력은 안일하게 대응했다”고 비판하고 “나쁜 소식은 확인 될때까지 입밖에 내지 않는다는 그런 자세가 불신으로 연결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와 도쿄전력이 사고 수습을 위해 조직한 통합대책본부 이름으로 하나의 로드맵을 발표하지 않는 점도 문제”라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직시하고 최악의 사태도 포함한 현실 인식으로 주민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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