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명청(明淸)시대 궁궐인 쯔진청(紫禁城) 내 건물이 부자들 만을 위한 ‘프라이빗 클럽’으로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뜨거운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이 의혹은 중국중앙TV(CCTV)의 앵커 루이청강(芮成鋼)에 의해 처음 제기됐다. 그는 자신의 마이클로 블로그에서 쯔진청 내 젠푸궁(建福宮)이 부호들을 위한 프라이빗 클럽으로 개조됐으며 500장의 회원권이 전 세계로 팔려나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폭로했다.
그는 “구궁(故宮)이 자금이 필요해 어떤 방식으로든 자금을 모으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 일이지만 이 같은 방식은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루이청강의 폭로 이후 논란이 커지자 쯔진청을 관리하는 ‘구궁박물원’은 지난 14일 “젠푸궁이 부자들을 위한 연회장으로 쓰인다는 것은 있지도, 가능하지도 않은 일”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이후 프라이빗 클럽의 개소식에 참석했다는 한 네티즌이 인터넷에 ‘클럽회원 가입서’를 공개하면서 다시 의혹이 커졌다.
이 네티즌의 폭로에 따르면 구궁박물원 산하 기업인 ‘궁정문화공사’는 지난달 23일 젠푸궁에서 ‘클럽 개소식’을 개최하고 참석자 100여명에게 회원 신청서를 나눠줬다.
신청서에는 일정한 회비를 내고 회원이 되면 건복궁에서 식사, 회의, 공연 관람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개소식에 초청된 사람들은 대부분 한 대학의 CEO과정 졸업생들이었다고 이 네티즌은 전했다.
이번 사건을 처음 공론화한 루이청강은 다시 자신의 마이크로블로그를 통해 “내막을 잘 아는 사람에 의하면 회원권은 100만위안(1억6800만원)에 달한다고 한다. 500명 회원이면 5억위안(841억원)이란 계산이 나온다”며 다시 공세를 퍼부었다.
중국 네티즌들은 전 국민이 공유해야 할 문화재를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켰다며 분노하는 분위기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