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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정 파탄 그리스, 총파업으로 도시까지 마비
유럽 고대 유산의 중심인 그리스가 재정 파탄에 이어 노동계의 총파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유럽연합(EU)이 그리스 재정 위기 타개를 위해 추가 지원 방안을 모색하는 가운데 정부의 재정 긴축에 항의하는 그리스 노동계가 올해 들어 두 번째 동시 총파업을 벌였다.

그러나 독일 등이 추가 개혁을 지원의 전제로 요구하면서 그리스 정부가 새로운 긴축 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노동계의 반발은 멈추지 않을 전망이어서 그리스 노사관계가 화약고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됐다.

그리스 공공ㆍ민간부문 양대 노총인 공공노조연맹(ADEDY)과 노동자총연맹(GSEE)은 11일(현지시각) 임금ㆍ연금 삭감, 대중교통 공기업 구조조정 등 정부의 긴축 조치들에 항의, 24시간 동시 총파업에 나섰다.

이 파업으로 버스, 전차, 페리, 철도 등 그리스 전역의 대중교통 운행이 사실상 마비돼 큰 혼잡을 빚었다. 그리스 올림픽항공과 에게항공도 정오부터 4시간 동안 국제ㆍ국내선 항공편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또 관공서의 민원 서비스 창구와 국립학교가 문을 닫았으며 국립병원도 비상체제로 운영됐다.

이외 민간 은행, 약국, 박물관 등이 영업하지 않았으며 변호사들과 엔지니어들도 파업에 동조해 양대 노총의 시위에 참여했다.

심지어 기자들도 24시간 파업에 참여하면서 이날 하루 뉴스 보도도 나오지 않았다.

노조원들과 학생, 시민 등 2만여명은 이날 오후 아테네 도심 곳곳에서 정부의 긴축 조치에 항의하며 국회 앞 광장까지 행진했다.

이날 시위는 수십여명의 청년들이 상점 유리창과 버스정류장 등을 파괴하고, 이에 맞서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해산에 나서면서 산발적인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야니스 파나고풀로스 GSEE 위원장은 “우리는 1년 전 정부 조치들은 불공평하고 아무런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며 “오늘 불행히도 우리의 말이 맞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양대 노총 총파업은 올들어 두 번째다. 양대 노총은 지난해 재정 긴축에 항의하는 동시 총파업을 모두 7차례 벌인 바 있다.

그리스가 유로존-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협정을 맺은 작년 5월 이후 양대 노총 총파업 뿐만 아니라 산업별, 회사별 파업이 끊이지 않는 등 노동계의 시위ㆍ파업은 거의 일상화되다시피 했다.

이날 총파업은 구제금융 4차분 120억유로 지원을 앞두고 EU-IMF-유럽중앙은행(ECB) 실사팀이 재정 긴축 프로그램 이행을 점검하는 가운데 나왔다.

이번 실사는 특히 유로존이 추가 지원을 위해 벌이는 실사의 성격을 포함하고 있다. 올리 렌 EU 경제ㆍ통화담당 집행위원은 전날 “그리스 지원 프로그램에서 취할 다음 조치들에 대한 결정이 수주일 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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