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의 한 사업가가 현장에서 도둑을 붙잡아 경찰서에 넘겼다가 오히려 폭행과 납치 죄로 법정에 서는 신세가 됐다며 억울함을 하소연하고 있다.
11일 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 북쪽 카이아포이에서 ‘클레멘스 드릴링’이라는 사업체를 운영하는 데이브 클레멘스는 지난 달 8일사업장에서 경유를 훔치던 2명을 종업원들과 함께 붙잡았다.
당시 클레멘스는 종업원들이 도둑을 붙잡아 가둬놓았고 자신은 전화로 경찰에 신고하고 있다가 도망가는 1명을 뒤쫓아 갔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그 후 경찰로부터 진술서 작성을 요구받았고 폭행과 납치 죄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 우리는 그들을 곧바로 경찰에 인계했다”며 내주 열리는 재판에서 무죄를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인 니키 클리프튼도 남편이 자랑스럽다면서 남편에게 씌워진 죄목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클리프튼은 “만일 길을 가다 도둑이 어떤 할머니의 물건을 훔치는 것을 보았을 때 도우라는 것인지, 돕지 말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본능은 돕는 것이지만 자칫 하다간 데이브와 같은 처지에 빠지게 될 것”이라며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렉스 바넷 형사는 현재 절도 혐의를 받는 2명에게 상처가 나 있는 점 등으로 미루어 보아 그들이 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은 클레멘스에게 납치와 폭행죄를 적용할 충분한 증거들을 확보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08년 오타라에 있는 주류 판매점 주인 비렌더 싱이 술에 취한 10대 소년 5명이 가게에 들어와 물건을 훔치며 칼로 넓적다리를 찌르자 하키 스틱을 휘두르며 맞서다 고의로 상처를 입혔다는 이유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무혐의로 풀려났다.
또 2006년에는 오클랜드에 있는 자기 아버지 총포상에서 칼을 휘두르는 릭키 베컴의 배에 권총을 쏘아 제압했던 그렉 카벨이 불법으로 권총으로 소지했다는 이유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이 역시 기각됐다.
한 사회단체 간부는 평균적인 뉴질랜드인들은 법이 범죄자가 아니라 선량한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클레멘스가 기소된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들의 재산을 보호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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