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BC방송이 3일(현지시각) 공개한 영상에는 핏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으며 침대와 옷장 등이 지저분하게 방치됐고 가재도구들은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다.
현재 빈 라덴의 저택은 이날 오후 2시를 기해 파키스탄 군으로부터 경찰이 통제권을 넘겨받아 100여명이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몰려든 각국 취재진들은 저택 담 앞까지만 진입이 허용될 뿐 내부로는 절대 들어갈 수 없다.
경찰 책임자 카마르 하야트는 “이 집에 방이 6개있으며 벙커는 없고 피신할 수 있을 만한 은신처, 지하실도 없다”고 밝혔다. 또한 “방 2개의 바닥에 핏자국이 있었고 침대와 탁자 등 가구도 그대로 있다”고 전했다.
[ABC방송 화면 캡처] |
[ABC방송 화면 캡처] |
출입 금지구역 외부에 있는 빈 라덴 하인들의 숙소는 작전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보여주듯 바닥에 떨어진 벽시계가 2시20분을 가리킨 채 멈춰 있었고 방안 곳곳에는 누군가 급하게 뒤진 흔적이 역력했다.
비밀기지의 넓은 정원 곳곳은 나무들이 우거져 빈 라덴이 바깥세상의 눈을 피해 멀리 떨어진 언덕들을 전망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미 정부는 빈 라덴이 이 집에서 길게는 6년간 숨어지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존 브레넌 백악관 대테러담당 보좌관은 이날 미국 CBS방송과 인터뷰에서 “가장 최근에 입수된 정보는 빈 라덴이 지난 5~6년간 이 단지에서 생활했으며 외부와는 거의 아무런 교류를 갖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웃 주민들은 이 3층짜리 저택은 7년 전부터 공사가 시작됐으며 높은 담장과 철조망 등 다소 특이한 시설 때문에 주민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거주자들이 외부에 노출되는 일이 거의 없었고 이웃 주민들과의 교류도 없어 이들이 밀수업자나 마약상들이라는 소문까지 나돌았다고 이웃 주민들은 설명했다.
빈 라덴의 비밀기지는 호화 주택으로 알려졌지만 외관상 특별히 눈길을 끄는 점이 없다는게 미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저택의 규모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이 저택에 있던 어린이 23명과 여성 9명 등 모두 36명가량 되는 인원이 생활하기에는 넉넉하지 않은 공간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 정부는 빈 라덴의 저택에서 생포된 사람들이 현재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다며 법에 따라 이들을 본국으로 송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파키스탄 정부가 현재 신원을 확보한 빈 라덴의 가족은 그의 딸과 부인 등 1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빈 라덴이 왜 하필 파키스탄의 고급 주택가를 은신처로 정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알-카에다 3인자인 아부 파라즈 알-리비도 지난 2005년 체포되기 전까지 이 일대에 거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