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 중 하나인 인도네시아의 이슬람 성직자들이 오사마 빈 라덴 수장(水葬)을 강력히 비난했다. 인도네시아 이슬람 급진파들은 알카에다 지도자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4일 대규모 기도회 개최를 예고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최대 이슬람 단체의 대표 아미드한은 “무슬림은 그의 직업이 무엇이든, 심지어 범죄자라고 하더라도 장례는 존중해준다”며 “장례식에서 기도를 올려야 하고 ‘바다가 아닌’ 땅에 묻기 전 흰 천으로 감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은 무슬림 의식에 따라 빈 라덴의 장례를 치렀다고 밝혔지만, 그의 무덤이 성지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시신을 바다에 던졌다.
이슬람방어전선(Islamic Defenders Front) 등 급진주의자들은 4일 수도 자카르타에서 대규모 추모 기도회를 가질 예정이다.
전국민 가운데 80%이 무슬림인 인도네시아는 이슬람 급진주의자들의 근거지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2002년 외국 관광객을 포함 200명 이상 사망한 발리 폭탄 테러 사건 등 수많은 테러를 겪기도 했다.
한편 빈 라덴 사살에 대한 인도네시아 정부의 첫 공식 반응은 칭찬도 비난도 아닌 어중간한 내용이었다. 대통령실 대변인은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은 빈 라덴의 죽음에 대해 확실히 알고 있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연설도 주의깊게 들었다”며 “유도요노 대통령은 테러리즘과의 전쟁에 대해 우리는 다른 나라들과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