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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재앙에 무너진 日경제 탈출구 없나?
3월 소비·생산 역대 최악

자동차 생산량도 반토막

올 성장률 0.6%로 하향조정


전력부족등 가을께 해소기대

경기전망 불확실성 우려

추가 양적완화 논의도


일본 경제가 대지진 쓰나미 원전사고라는 3대 재앙 앞에 속수무책으로 추락했다.

3월 소비와 생산은 역대 최대폭으로 급감했고 제조업의 대표격인 자동차 생산량은 반 토막 났다. 건설경기를 대변하는 신규 주택 착공 실적 역시 10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 때문에 일본은행은 올 경제성장률을 1.6%에서 0.6%로 1%포인트 하향조정했다.

하지만 공급차질과 전력부족난이 가을 이후에나 해소될 것으로 보이고 경기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 추가 완화에 대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생산ㆍ소비 역대 최악=일본은행은 28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올해 실질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 예상치(1.6%)에서 1%포인트 낮춰 0.6%로 하향조정했다. 대지진 여파로 3월 생산과 소비가 역대 최대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28일 일본 경제산업성이 발표한 3월 광공업생산은 전월 대비 15.3% 감소했다. 이는 1953년 수치가 발표된 이래 최대 감소폭이다. 소비 역시 지난해에 비해 8.5% 급감했다. 대지진과 방사능 공포로 가계 소비심리가 급랭하면서 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지진 피해지역 실업자 수도 7만명에 달했다.

일본의 제조업을 대표하는 자동차업계의 3월 생산은 절반 수준으로 격감했다. 도요타, 혼다 등 8개 회사는 3월 국내 생산량이 전년 동기보다 57.5% 급감한 38만7564대에 그쳤다고 집계했다. 이 같은 생산량 감소로 3월 한 달간 매출 손실액은 1조694억엔에 달했다. 이 때문에 세계 1위 자동차업체인 도요타자동차는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와 독일의 폴크스바겐에 밀려 3위로 추락할 위기에 직면했다. 

▶대기업 회복세 급제동=2010회계연도(2010년 4월~2011년 3월) 결산을 3주 앞두고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은 일본 기업들의 1~3월기 실적에 직격탄을 날렸다.

2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지진 피해로 니폰스틸의 1~3월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79% 급감했고, 혼다와 파나소닉도 각각 52%, 32%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대지진과 쓰나미가 일본 대기업의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도요타자동차의 타격은 컸다. 계열 8개사의 지난해 총 연결실적은 증가했지만 올 1~3월기 실적은 8개사 모두 감소로 급반전했다. 이 가운데 2개사는 적자를 기록했다.

일본의 민간경제연구소는 이 같은 실적 부진이 여름까지 이어져 4~6월기 실질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3.2%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추가완화 가능성도=일본은행은 금융통화정책회의에서 “전력부족과 공급난이 가을 이후 개선돼 올 하반기에는 수출이나 생산이 확실히 증가세로 돌아서 경기회복 속도가 고조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진 재해 영향으로 경기하강 리스크를 의식할 필요가 있다”며 초가을 이후 경기회복 시나리오에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을 인정했다.

기업생산과 가계소비의 위축으로 일본 경제가 더욱 악화될 것을 우려해 추가 완화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니시무라 기요히코 일본은행 부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정책회의에서 자산매입 기금 규모를 45조엔으로 기존보다 5조엔 늘리자고 제안했으나 다수 위원의 반대로 부결됐다.

이를 두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다이와자산운용의 벤 엘드레드 애널리스트를 인용해 “이날 회의에서 추가 양적완화가 논의됐다는 것은 일본은행이 경기전망에 대해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니시무라 부총재의 제안이 이번 회의에서는 부결됐지만 앞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고 풀이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니시무라 부총재의 추가완화 제안이 다음번 금융통화결정회의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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