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75)의 은퇴로 공석이 된 티베트 망명정부 수장에 하버드대학 출신의 국제법 전문가인 롭상 상가이(43)가 티베트 망명정부의 새 총리로 선출돼 정치지도자로 활동하게 됐다.
인도 다름살라에 소재한 망명정부의 선거관리위원장 잠펠 초에상은 27일 기자회견을 열어 전세계 티베트인 수만명이 참가한 가운데 지난달 20일 실시된 총리 선거에서 상가이가 55%를 얻어 다른 후보 2명을 제쳤다고 밝혔다.
총리와 함께 망명의회 의원 43명도 뽑혔다. 초에상 위원장은 인도와 다른 나라들에 거주하는 티베트인 유권자 약 8만3400명 가운데 4만9000여명이 선거에 참가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선거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가 정치활동을 그만두고 정신적 지도자로만 남겠다고 밝힌 지 수일 후인 전달 20일 치러졌다. 달라이 라마가 언급한 ‘권력변화’는 망명정부 헌법에 반영돼야 발효하게 된다.
티베트에선 최고 승려가 정부를 이끄는 300년의 전통이 있다. 상가이는 자신이 총리로 선출되면 망명의회가 있는 인도 북부의 다름살라로 이동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앞으로 달라이라마가 그동안 맡아온 정치활동을 이끌면서 티베트인을 위해 중국 당국으로부터 더 많은 자치를 얻어내는 싸움 등 산적한 과제를 맡게 된다. 특히 상가이는 달라이 라마가 대(對) 중국 협상에서 견지해온 “중도노선”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어 향후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티베트 망명정부는 세계 어느 나라의 인정도 아직 받지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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