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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분 5%이상 보유기업만 139곳…‘감놔라 배놔라’ 불보듯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를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기업들의 긴장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수년간 나왔던 얘기지만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의 건의인 만큼 향후 정책으로 반영될 가능성은 더 커진 상황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순자산이 324조원에 이른 국내 최대 기관투자가다. 5% 이상 지분을 가진 상장사만 무려 139개에 이른다. 국민연금 운용자산 증가 추이를 보면 지분 보유 상장사는 물론 지분율도 늘어날 전망이다. 기업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일부 기업의 경우 국민연금 지분율이 오너 지분율을 웃돈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가 경영권을 흔들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다.

현재 삼성전자에서 국민연금은 최대주주인 삼성생명(7.45%)에 이은 2대주주(5.00%)로 이건희 회장 지분(3.38%)보다 많다. 

현대자동차에 현대모비스 등의 지분율도 정몽구 회장과 큰 차이가 없다. 포스코와 하이닉스 등에서는 최대주주로 있다.

경영 투명성에 문제가 있는 기업에 미국 캘퍼스와 같이 국민연금이 경영진을 불신임하거나 사외이사 추천에 나선다면 기업 지배구조에는 변화가 올 수밖에 없다. 

해외 연기금과 비교하면 적극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국민연금도 점차 주주권리를 행사를 늘려가고는 있다. 그러나 아직 의미 있는 결과를 이끌어낸 사례는 없다.

올 들어서도 지난달 현대자동차 주주총회에서 정몽구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지난달 정 회장이 계열사 부당 지원과 관련해 회사에 866억원을 물어내라는 법원 판결을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차 지분을 6% 가까이 보유한 국민연금은 ‘기업 가치 훼손 또는 주주 권익 침해 이력이 있는 자에 대해서는 이사 선임을 반대한다’는 의결권 행사 지침에 따랐다. 3년 전에도 비자금 조성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정 회장의 이사 선임에 반대한 바 있다.

지난해 국민연금은 투자기업 563개의 주주총회에서 총 2153개 안건의 의결권을 행사했으며 이 중 91.9%인 1979개 안건에 대해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표를 던진 것은 8.1%인 174건에 불과하다.

<안상미 기자 @hugahn>

hu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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