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명문대 칭화(淸華)대가 개교 100주년을 맞이해 한껏 고무돼 있다.
칭화대 출신인 후진타오(胡錦濤) 국가 주석과 시진핑(習近平) 부주석, 중국 권력 서열 2위인 우방궈(吳邦國) 전인대 상무위원장 등 중국 최고 지도부가 속속 모교를 방문해 애정을 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후 주석은 20일 오전 9시께 삼엄한 경비 속에 칭화대 캠퍼스를 방문했다. 구빙린 칭화대 총장은 1965년 졸업생인 후 주석에게 학적부를 선물했다. 그는 기다리고 있던 수리공정과 동기동창생들과 해후, 과가(課歌)를 합창하기도 했다. 시진핑 부주석도 구빙린 총장을 따로 만나 보고를 들었으며, 우방궈 전인대 의장은 한달 전 모교를 방문했다.
칭화대는 24일 100주년 기념식을 위해 목요일부터 수업 및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 1998년 베이징대의 100주년 행사 때와 마찬가지로 인민대회당에서 기념행사가 열린다.
칭화대는 1900년 의화단 사건을 계기로 미국 유학 준비생을 위해 세워진 대학이다. 실용성이 강한 학교로, ‘행승어언(行勝於言ㆍ말보다는 실천을)’ 이라는 교훈에서도 이같은 교풍을 엿볼 수 있다.
1989년 개교한 베이징대는 중국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대학이다. 베이징대는 신민주주의 혁명인 1919년 5·4운동을 주도했고, 공산주의 등 새로운 이념의 발상지였다. 1989년 6월 ‘천안문 사태’로 이어진 민주화 시위를 이끄는 등 중국의 민주주의와 정치역사에서 늘 선봉대였다.
하지만 중국 최고지도부인 정치국 상임위 가운데 후 주석을 포함한 3명이 칭화대 출신인 등 정치계에서 ‘칭화방’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칭화대가 승승장구 하는 분위기다. 9명의 상임위 가운데 베이징대 출신은 리커창(李克强) 부총리 한 명 뿐이다.
더욱이 시진핑 부총리가 차기 국가 주석을 예약해 놓고 있어 칭화대는 “향후 10년도 우리 시대”라며 자신감에 들떠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