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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國史기피증’ 위험수위...수험생 10중 1명만 선택
지난달 30일 일본 정부가 ‘독도 영유권’ 주장이 강화된 중학교 공민 교과서의 검정을 통과시키는 등 독도 침탈 야욕을 노골화하고 있지만 올 대학수학능력시험 때 국사를 선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험생은 10명 중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 공식 기구인 역사교육과정개발추진위원회(역사추진위)도 “국사를 수능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교육과학기술부는 “교육과정 개편이 선행돼야 한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관련 학계와 학교 현장에서는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18일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을 대상으로 치러진 모의 수능인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 채점 결과 국사를 선택한 학생은 총 응시학생 55만2172명 중 10.2%(5만6082명), 전체 사회탐구 영역 선택 수험생 33만1369명 중 16.9%에 불과했다.

지난해 시험에서도 이 같은 양상은 예외가 아니었다. 3월 학력평가 때도 16.3%(55만5314명 중 9만281명), 본 수능 때도 9.5%(66만8991명 중 6만3838명)에 그쳤다.

이는 국사가 외울 것이 많은 과목이라 부담이 많은 데다. 서울대를 진학하는 학생들만 치르는 과목이라고 수험생이 기피하기 때문이라고 입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오종운 이투스교육 평가이사는 “이번 2012학년도 수능에서 서울대는 인문계열에 한해 사회탐구 영역 선택 3과목 중 1과목은 반드시 국사를 고르도록 지정해 놓아 학교생활기록부나 수능에서 좋은 등급을 받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수험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때문에 관련 학계와 교육계에서는 과거 학력고사나 현재 행정고시 등 국가고시처럼 국사를 필수과목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역사추진위 위원인 오수창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는 “국사가 수능이나 학생부 필수 과목이 돼야 한다고 많은 위원들이 입을 모은다”며 “국사가 필수가 아닌 다른 대학의 경우 신입생들이 기본적인 역사상식도 몰라 교양필수인 국사 과목 수업 때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는 이번 고등학교 1학년부터 적용된 ‘2009 개정 교육과정’이 모든 과목을 선택하도록 돼 있어 특별히 국사만 필수과목으로 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교과부 관계자는 “한국사 과목의 경우 최근 전국 고교 1학년의 올해 선택과목 개설 현황을 조사한 결과 100% 개설한 것으로 파악돼 실질적으로는 필수나 다름없다”며 “학생들이 역사 의식을 잃지 않도록 교과부와 일선 학교에 책임지고 지도해 나가도록 신경쓰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 지역 한 고교의 국사 교사는 “수능에 들어가지 않으면 아이들이 중간고사 같은 내신 시험을 위해서만 공부하고 난 후 관련 내용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신상윤 기자 @ssyken>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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