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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수·학생 “실패한 개혁” 한목소리…徐총장 사면초가
서남표 총장 거취 재투표 의미와 향후 전망
자살·감사결과 묵과못해

교수협·총학생회 퇴진 요구

차등수업료·재수강 제한 등

제도개선 요구도 봇물

13일 학생비상총회가 고비


12일 카이스트(KAISTㆍ한국과학기술원) 교수협의회가 서남표 총장의 거취를 묻는 투표를 다시 추진하기로 한 것은 교육과학기술부 감사 결과 드러난 각종 ‘부적절한 사례’를 묵과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서 총장이 그동안 ‘서남표 리더십’을 바탕으로 세계대학평가에서 21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리는 등 혁혁한 공을 세웠지만 이 같은 성과가 자살 사태와 감사 결과로 인해 묻힐 수도 있다는 교수들의 우려도 섞인 것으로 보인다.

▶학내 구성원 입장 따라 서 총장 ‘운명’ 갈릴 듯=교수협의회는 투표가 실시되면 해당 결과를 학교 측에 통보할 예정이다. 만일 투표 결과 서 총장의 ‘용퇴’를 촉구하는 쪽으로 결과가 나올 경우 서 총장에 대한 사퇴 요구로 이어질 수 있다. 교수협의회에는 카이스트 평교수 총 500여명 중 90% 이상이 가입돼 있어, 이 같은 결론에 도달할 경우 향후 큰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교수와 학생들은 서 총장의 진퇴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왔다. 앞서 11일 비상총회에서 교수협의회는 이미 회원 220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 총장의 거취에 대한 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 교수 106명이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서 총장 퇴진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64명은 서 총장의 용퇴를 요구했다.

총학생회는 서 총장의 개혁을 ‘실패한 개혁’으로 규정하며 ‘무한경쟁’ 정책의 철폐를 요구했다. 하지만 지난 8일 서 총장은 학생들과 간담회에서 자신의 교육 철학을 강조한 바 있어 이 같은 내용이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이에 따라 향후 서 총장과 교수협의회, 총학생회 사이의 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을 수도 있어, 결국 서 총장의 진퇴는 교수, 학생 등 학내 구성원에 달렸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이날 총학생회가 아닌 학생 개인이 서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자보를 카이스트 내 게시판에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 ‘애도’ 속 제도 개선 논의도 뜨거워
=올 들어서만 4명의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학부총학생회가 이날 인터넷 홈페이지에 고인들을 애도하는 글을 올렸다. 11일 간담회는 사제간에 점심식사를 함께 하거나 잔디밭에서 딸기를 나눠먹는 등 편안한 분위기 아래 이뤄졌으며, 서로 마음 깊은 얘기까지 털어놓기는 어려웠지만 교수들은 앞으로 학생들에게 더 신경 쓰겠다고 약속했으며 서로 격려해주고 사랑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금까지 문제가 불거졌던 ▷차등 수업료제 ▷전 전공과목 영어강의 외에 ▷재수강 횟수제한 ▷장학금 ▷여름방학 계절학기 폐지 및 수업료 ▷영어강의 등 교양과목 문제점 등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총학생회는 13일 오후 7시 본관 앞 잔디밭에서 비상학생총회를 열어 ▷12일까지 간담회에서 수렴된 학생들 의견의 즉각 반영 ▷학교정책 결정과정에 학생 대표들의 참여 보장 ▷경쟁위주 개혁에 대한 서 총장의 실패 인정 등을 요구하는 내용을 안건으로 다룰 예정이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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