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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원전 체르노빌급 최악 상태...어떻길래?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 등급을 ‘최악’을 뜻하는 7등급으로 상행했다. 이는 대형 인명피해를 낸 체르노빌과 같은 등급이다.

■최악...7등급

12일 일본 경제산업성 산하 원자력안전보안원은 당초 5등급으로 부여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급을 피해범위 확대와 방사성 물질 대량 방출 등의 이유로 상향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86년 발생한 옛 소련의 체르노빌 사고 때와 같은 등급으로 ‘최악의 상황’을 뜻한다.

원전 사고의 국제평가척도(INES)는 사고의 규모와 심각성을 감안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설정한 것으로 최하인 레벨 0에서 최악인 레벨7까지 8등급으로 구분된다.

원자력안전보안원은 원자로와 사용후 핵연료 저장조의 냉각기능이 상실되고, 대량의 방사성 물질이 유출되는 일본 초유의 사태를 중시해 사고 레벨을 격상했다고 밝혔다.

일본 총리 자문기구인 원자력안전위원회는 11일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방출된 방사성 물질의 양이 방사성 요오드-131로 환산할 때 최고 시간당 1만T㏃(테라베크렐=1조베크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지난달 11일 대지진과 쓰나미 피해를 입은 후쿠시마 원전은 수소폭발 등으로 방사성 물질을 대량 유출하면서 대기와 토양, 해양, 수질 오염을 가중하고 있다.

■체르노빌 어땠나

20세기 최악의 원전 사고로 기록된 체르노빌은 오는 26일로 25주년을 맞는다.

1986년 4월 26일 구소련(현재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4호기에서 폭발이 일어나 대량의 방사성 물질이 유출됐다.

사고 당시 31명이 사망했고 이후 5년간 피폭 등의 원인으로 9000여명이 추가로 사망했다. 치료를 받은 사람만도 70만명에 달한다.

사고는 수차례에 걸친 수증기ㆍ수소ㆍ화학 폭발을 수반했다. 크레인이 떨어져서 노심이 파괴됐고 원자로 주변 30km 이내에 사는 주민 9만2000명은 모두 강제 이주됐다.

방사능 유출에 따른 유전자 변형으로 43만명이 암, 기형아 출산 등 각종 후유증에 시달렸고 생태계 파괴로 이 지역은 사람이 살수 없는 ‘죽음의 땅’ 으로 전락했다.

체르노빌서 유출된 방사성 물질은 기상변화에 따라 유럽 전역으로 확산됐고 일부는 아시아 국가들에까지 도달했다. 한국에서도 일부 낙진이 검출됐다.

이 사고로 방출된 방사능의 총량은 1억Ci(퀴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시간당 요오드 방출량은 180만 TBq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이 지역에 유해한 방사성물질이 충분히 제거되려면 대략 900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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