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에서 방출된 방사성 물질이 사흘 만에 한반도에 도달한다는 예측치가 일본 당국에 의해 최초로 공식 발표됐다. 한국 기상청이 ‘편서풍 안전신화’에 매달려 있는 동안 앞서 해외 관계기관들은 이미 한반도 상공의 방사능 오염을 예측한 바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일본 기상청이 5일 홈페이지(www.jma.go.jp)에 공개한 ‘방사성 물질 확산에 따른 지상 강하(降下) 예측도’에 따르면 4일 오후 3시부터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사성 요오드131이 1베크렐(㏃) 방출될 경우 7일 제주 등 한반도 남부지방과 수도권을 포함한 한반도 전역에 도달한다.
요오드131이 남서풍을 타고 도호쿠(東北) 지방 남부와 간토(關東) 지방을 거쳐 사흘 만에 한국에 상륙하는 것이다.
요오드131의 지상 강하량은 7일 오전 호남 등 한반도 남부지역에 ㎡ 당 1000조(兆)분의 1㏃, 서울과 강원도 등엔 이보다 100배 적은 ㎡ 당 10경(京)분의 1㏃이다.
같은 날 일본 도호쿠과 간토 지방은 1㎡ 당 10조분의 1, 대만에서는 10경분의 1로 희석된 방사능이 도달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 수치는 실제 관측된 방사성 물질의 양을 반영한 것이 아닌 말 그대로 ‘예측치’여서 실제론 더 많은 방사성 물질이 한반도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미 독일, 프랑스 등 각국 기관들은 이 같은 예측을 내놓은 바 있다. 독일 기상청은 6일께 후쿠시마 원전에서 누출된 방사성 물질이 한반도 전역에 도달할 것이라고 4일 예고했다.
그러나 같은 날 한국 기상청은 “방사성 물질은 일본 동쪽 태평양 상공으로 확산돼 우리나라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없다”며 상반된 전망을 내놓았다.
결국 이번 일본 기상청의 예측치 발표로 한반도 상공의 방사능 오염 예고가 확인된 셈이어서 기상청의 책임 논란과 함께 방사능 오염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앞서 프랑스 기상청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후쿠시마 방사성 물질이 캄차카 반도를 거쳐 북극에 도달한 뒤 남하해 지난달 23일 한반도 상공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상해 적중했다.
영국 런던에 소재한 항공감시기구인 화산재예보센터(VAAC) 역시 지난달 후쿠시마 원전 사고 여파로 일본을 비롯한 한국, 중국, 러시아, 미국 등 5개 상공에서 방사능 오염 가능성이 있다고 공식경보를 내린 바 있다. 한편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결과가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사고와 미국 스리마일 아일랜드 사고의 중간 수준이라고 유엔 전문가들이 6일 밝혔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