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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 서민에게 금요일은?
예멘, 시리아, 요르단 등 중동 각국에서는 금요일인 1일 대규모 시위가 계속되며 시리아에서는 10여 명이 숨졌습니다. 예멘과 오만에서도 시위참가자의 사망 소식이 들립니다.

이에 앞서 2주 전 금요일인 3월 18일에는 예멘에서 경찰이 시위대에게 총격을 가해 52명이 숨졌다고 합니다. 지난주인 25일에는 시리아에서 시위대 수십명이 사망했고 요르단에서는 1명이 숨지고 160여명이나 다쳤습니다.

‘피의 금요일’ 사태가 또 재연된 거죠. 그럼 왜 중동에서 ‘피의 금요일’이 매번 재연될까요. 금요일은 금요기도회가 열리는 날로 이슬람권 국가 입장에선 휴일입니다.

따라서 국민 대부분이 이슬람 신자인 이슬람 국가로선 국민이 한자리에 모이는 날인 것입니다. 따라서 매주 금요일마다 금요기도회가 열린 뒤 신도들이 시위에 참가하면서 유혈 충돌 사태가 발생하고 있는 것입지다. 

중동에 ‘피의 금요일’이 있다면 대한민국엔 ‘탄식의 금요일’이 있습니다. 매주 금요일마다 생필품 가격 인상 소식이 들리고 이에 서민들도 탄식을 쏟아내는 등 가격인상과 탄식이 반복되기 때문입니다. 하는 소비자들이 을 올리는 가격인상이 반복돼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동아원은 금요일인 1일 밀가루 출고 값을 8.6% 올린다는 가격인상안을 발표했습니다. 5일부터 업소용 포장제품 20㎏ 중력 1등급 제품을 1만5300원에서 1만6620원으로, 강력 1등급 제품은 1만6800원에서 1만8250원을 받겠다는 게 이날 발표한 동아원의 가격인상안의 핵심 내용입니다.

금요일에 가격을 올리는 사례는 동아원이 처음이 아닙니다. 역시 금요일인 지난달 12일 CJ제일제당이 설탕 출고가격을 9.8% 올렸고, 삼양사와 대한제당도 다음주 금요일인 18일 슬그머니 설탕값을 평균 9.9% 인상했습니다.

동아원이 금요일을 골라 밀가루 값 인상안을 발표했듯이 CJ제일제당, 대한제분 등 다른 제분업체들도 금요일에 가격인상에 나설 공산이 큽니다. 물론밀가루나 설탕을 주식재료로 사용하는 빵이나 과자, 라면, 국수, 음료수 등도 제품 값 인상을 금요일에 단행할 것입니다.

그럼 왜 업체들은 금요일에 제품 가격인상을 발표할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금요일에 가격인상안을 발표하면 다음날인 토요일에 이같은 내용이 뉴스로 거의 다뤄지지 않는 일종의 뉴스 사각지대이기 때문입니다.

금요일 가격인상은 소비자들이 제품 가격인상 소식을 잘 알지 못하도록 하는 속셈이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즉, 평일에 제품가격 인상안을 발표할 경우 이 소식을 접한 소비자들이 불만이나 항의하는 등 발생 가능한 후폭풍을 미리 차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요일을 제격인 셈입니다.

생필품 업체들은 국제 원자재 시세 급등을 이유로 호시탐탐 가격인상을 노리고 있습니다. 물론 가격인상 시점을 금요일이 될 공산이 큽니다. 살인적인 고물가에 녹초가 된 대한민국 서민들은 십중 팔구 ‘탄식의 금요일’을 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생필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매주 금요일마다 상품 가격을 내린다는 가격인하안을 경쟁적으로 발표하고, 서민들은 이 소식에 덩달아 기쁨의 탄성을 쏟아내는 ‘탄성의 금요일’을 희망해 봅니다.

<최남주 기자@choijusa>calltax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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