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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 현대가 적통 확립한 정몽구 회장, 계동사옥으로 화려한 귀환
현대자동차그룹이 1일 오전 현대건설 채권단에 인수대금 전액을 납부함에 따라 ‘현대차그룹 계열사 현대건설’ 시대가 열렸다. 이에 맞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11년 만에 서울 계동 사옥 15층에 마련된 회장 집무실로 출근해 범(凡) 현대가의 적통성을 계승한 장자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작업이 최종 마무리된 첫날인 이날 오전 계동 사옥으로 출근해 현대건설 임직원 조회를 주재했다. 오전 7시를 조금 넘긴 이른 시각에 계동 사옥 로비에 모습을 드러낸 정 회장은 소감을 묻기 위해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에게 환한 웃음과 함께 “감개무량하다”는 말을 건네는 등 현대건설을 인수한 데 따른 흐뭇함을 감추지 않았다.

현대차그룹 및 현대건설 임원진을 대동하고 계동 사옥을 둘러본 후 참석한 조회에서 정 회장은 “오늘은 현대건설이 현대차그룹의 일원이 되어 함께 첫 발을 내딛는 역사적인 날이며, 이런 뜻 깊은 날에 현대건설 임직원 여러분이 현대차그룹과 한 가족이 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어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이 새로운 혁신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건설부문을 자동차, 철강과 더불어 ‘3대 핵심 미래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인사말에 이어 현대건설 임직원들이 현대차그룹 가족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선서를 했다. 또 현대건설을 상징하는 사기(社旗)가 정 회장에게 전달됐고, 정 회장은 이를 힘껏 흔들면서 현대건설을 품에 안은 기쁨을 한껏 누렸다.

정 회장은 현대가의 장자임에도 지난 2000년 9월 계열분리 후 자동차 부문만 떠안은 채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집무실이 간직돼 있는 현대그룹의 상징 계동 사옥을 떠나 그해 12월 현대차그룹의 본사인 양재동 사옥으로 옮겨왔다. 이후 계동 사옥을 되찾고 현대차 국내영업본부를 그대로 머무르게 하는 등 애정을 보이다 현대건설 인수가 마무리된 시점에 맞춰 화려하게 귀환했다.

이날 계동 사옥 회장 집무실 출근을 시작으로 정 회장은 수시로 이곳을 들러 업무를 처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앞으로 계동 사옥을 자주 찾을 것인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가끔 들르겠다”고 말해 이러한 방침을 확인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 인수를 마무리함에 따라 후속작업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우선 이날 오후 현대건설 채권단과 시내 모처에서 만나 인수계약을 최종 끝맺는 행사를 갖고 현대건설 인수작업이 원만하게 이뤄지도록 공정하게 절차를 진행한 채권단에 감사의 뜻을 전할 예정이다.

저녁에는 서울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현대건설 및 현대건설 자회사 임원 가족과 현대차그룹 부사장급 이상 임원 가족 5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상견례를 갖는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자동차전문그룹으로 출범한 이래 현대차그룹이 이뤄낸 발전상을 현대건설 임직원 가족들에게 설명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현대차그룹의 일원이 되었음을 공식화하기 위해 이러한 일련의 행사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실무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된 지난달 31일 자동차, 철강, 건설을 3대 축으로 하는 새 비전 ‘Together for a better future’와 영문 ‘HYUNDAI’가 수평선 위로 떠오르는 모습을 형상화한 새로운 기업이미지(CI)를 발표했다.

<이충희ㆍ하남현 기자 @hamlet1007>
hamle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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