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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심 100% 녹아도 한국 피해는 年피폭량의 30% 불과”
풍향 등 최악상황 가정해도

국민 피폭량 0.3mSv 수준


갑상선암 등 유발 가능성

방사성 요오드는 요주의


“현재 측정되는 방사성 물질

인체에 해 끼칠 수준 아냐”


“국민 혼란 가중 안 되게

정부 신속·정확한 발표를”


제논에 이어 서울에서 방사성 물질인 방사성 요오드까지 검출되면서 국민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제논과 달리 방사성 요오드는 인체에 피해를 줄 수 있는 대표적인 방사성 물질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특히 강원도에 이어 전국으로 방사성 물질 유출 지역이 확대되면서 불안감은 더해지고 있다.

29일 한국원자력기술원(KINS)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전 10시부터 전국 12개 지방방사능측정소에서 공기 중 부유물질을 포집해 분석한 결과, 서울 환경방사능 감시센터에서 포집된 공기 중 방사성 물질 요오드가 검출됐다.

KINS 측은 “평상시 자연 방사선량의 수천분의 1 이하이기 때문에 환경이나 인체에 영향을 줄 수 없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윤철호 KINS 원장도 “분석까지 통상 24시간이 걸리고 전체적인 결과를 분석하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서울 등 일부 측정소에서 요오드가 검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KINS가 운영하고 있는 전국 12개 지방방사능측정소는 1.2m 높이, 즉 사람이 일상생활을 하는 공간과 비슷한 높이에서 필터를 이용해 공기 중 부유물질을 포집, 방사성 물질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방사성 요오드는 몸에 유익한 영향을 미치는 일반 요오드와 달리 우라늄, 플루토늄 등이 핵분열할 때 생성되는 물질로 몸에 악영향을 미친다.

호흡을 통해 몸 안으로 들어와 갑상선에 모이며, 갑상선에 결합한 방사성 요오드는 감마선이나 베타선을 방출한다. 때문에 몸 속 장기가 방사성 물질에 노출된다.

현재 당국은 INES(국제원자력 사고 등급) 기준 5등급의 비상사태에 대비, 13만명분의 갑상선 보호제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재까지 파악된 방사성 물질의 양이 미미한 수준인 만큼 전문가들도 방사성 물질이 국내에 들어와도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이승숙 한국원자력의학원 국가방사선 비상진료센터장은 “설사 일본의 원전 사태가 악화되더라도 국내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며 “현재 측정되고 있는 방사성 물질도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KINS가 실시한 시뮬레이션도 같은 결과를 보여준다.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지 않는 한 국민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최악의 상황은 다음과 같다. 후쿠시마 원전 2호기의 노심이 100% 녹고, 격납용기 밖으로 설계누설률(0.5%/일)의 30배가 누출된다. 또 기류가 정확하게 한반도를 향하는 것으로 가정한다.

전문가들은 그렇더라도 울릉도에 거주하는 우리나라 국민의 피폭선량은 0.3mSv에 그칠 것으로 산출됐다. 이는 일반인 연간 선량한도 1mSv의 3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원자로 1~3호기의 노심이 모두 녹는다고 해도 산술적으로 계산할 때 울릉도 주민의 피폭선량은 0.9mSv에 그친다는 것이다. 이 역시 연간 선량한도에 비슷한 수치라는 게 KINS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인체에 피해를 주기 힘든 제논과 달리 갑상샘암 등을 유발할 수 있는 방사성 요오드는 요주의 대상이다. 일단 미량이나마 검출된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한 전문가는 “과도한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도 문제지만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만 일관하면 자칫 국민에게 불신감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방사성 요오드 검출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도 KINS와 교육과학기술부가 애당초 이 사실을 부인해 혼란을 부추겼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KINS와 교과부는 방사성 요오드 검출됐다는 내용과 관련, 분석 결과 방사성 요오드가 나온 바 없고, 확인된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다고 해명해 혼란을 부추기며 신뢰를 떨어트린 바 있다.

실제로 편서풍을 타고 뒤늦게 도착하리란 예상과 달리 북극을 도는 ‘단거리 행보’로 제논이 검출되고, 방사성 영향권에 들지 않으리란 발표와 달리 실제로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되면서 국민의 혼란과 불안은 가중되고 있다.

김상수 기자/sangs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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