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합성물 기반의 신약물질 개발이 한계에 이르른데다 최근 삼성이 바이오제약 사업을 강화하면서 붐 형성에 기여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들어 동아제약(대표 김원배)이 바이오기업 메디포스트와 관절염 관련 줄기세포치료제(‘카티스템)의 국내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본격적으로 줄기세포 사업에 발을 들여놓은 셈이다. 카티스템은 국내 임상을 모두 마치고 신약허가가 신청됐다.
최근 포스텍(포항공대)과도 바이오신약 기술개발 제휴계약을 체결하고 항체 바이오시밀러 공동 개발과 함께 난치성질환 치료용 줄기세포 공동연구에 나섰다.
녹십자(대표 조순태)는 백신을 포함해 혈액제제, 바이오신약, 바이오베터 등 연구개발 중인 신약후보물질 70%가 바이오의약 분야 집중돼 있다. 이 회사는 적혈구감소증 치료제, 항암 항체치료제 등의 바이오의약품을 2013년부터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이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와 바이오베터 분야에서도 녹십자는 총 4건을 개발하고 있다. 이 중 유방암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베터는 다국가 임상을 진행 중이다.
녹십자 종합연구소에서 한 연구원이 바이오의약품 개발과 관련한 실험을 하고 있다. |
지난 2008년 바이오기업인 크레아젠을 인수,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나섰던 JW중외제약(대표 이경하)은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로 사용되는 바이오 항체치료제 ‘악템라’의 임상 3상 시험까지 마쳤다. 신약개발이 사실상 마무리된 것이다. 신약허가 및 건강보험 등재 등을 거쳐 내년 출시할 계획이다.
한미약품(대표 이관순)도 지난 2008년 신약후보물질을 개발 우선권을 갖기로 하고 크리스탈지노믹스에 150억원을 투자했다. 현재 연구개발 중인 주요 파이프라인은 차세대 관절염치료제(임상2상), 신개념 항생제(임상1상), 분자표적항암제(임상1상) 등이다.
비교적 투자가 늦었던 유한양행(공동대표 최상후ㆍ김윤섭)도 최근 바이오벤처 엔솔테크(대표 김해진) 투자와 함께 차세대 퇴행성관절염 펩타이드치료제에 대한 공동개발에 나섰다. 유한은 엔솔테크에 45억원을 투자해 지분 20%를 취득하고, 엔솔테크가 보유한 골다공증 치료제, 항암제, 결핵치료제 등 IT·BT 융합 혁신신약에 대한 사업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LG생명과학(대표 정일재)은 국내 최대 바이오의약품 개발 기업으로 바이오의약품 수출비중만 45%다. 성장호르몬을 비롯해 백신, 바이오시밀러(엔브렐) 등 2∼3개의 신제품을 올해 내놓을 전망이다. 더구나 각 사업부문 경쟁자인 삼성이 바이오의약품 분야에 뛰어듦에 따라 관련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HMC증권 최종경 연구원은 “바이오기업이 신약후보물질 개발과 임상시험을 담당하고 제약사가 이를 제품화하는 형태의 분업과 제휴는 세계적인 추세”라며 “앞으로 제약사들이 바이오분야 사업을 더욱 확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의약품은 바이오신약, 바이오시밀러, 바이오베터로 제품이 나뉜다. 바이오시밀러와 바이오베터란 복제약, 개량신약과 유사한 개념이다. 항체, 유전자, 호르몬, 세포 치료제가 대부분으로 백신이나 성장호르몬, 줄기세포 치료제도 모두 바이오의약품에 속한다.
바이오의약품 사업에선 무엇보다 의약품품질관리기준(GMP)에 맞는 대량 생산시설 확보가 중요하다. 이 기준을 갖춘 업체는 아직까지 LG생명과학, 셀리트리온 등 손에 꼽을 정도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균일하고 안전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대형 생산시설 확보가 관건”이라며 “삼성이 하려는 사업도 초기에는 바이오의약품 수탁생산인데, 이를 통해 기술을 축적한 뒤 바이오시밀러와 바이오베터, 바이오신약에 도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