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방사성물질이 서서히 한국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그 피해 여부를 두고 온 국민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강원도에 실제로 일본에서 날아온 방사성물질 제논이 검출되면서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극미량으로 인체나 동식물에 영향을 미칠 수준이 되지 못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지만 일본발(發) 방사성물질이 점차 확산되는 만큼 철저한 관측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한국원자력기술원(KINS)에 따르면, 지난 23일부터 강원도 대기 중에서 극미량의 방사성 제논이 검출되고 있다. 대기확산 컴퓨터 예측모델을 이용해 이동경로를 역추적한 결과, 후쿠시마 원전사고 때 방출된 방사성물질 중 일부가 캄차카 반도, 북극지방, 시베리아를 거쳐 남하한 것으로 추정된다. KINS 측은 “한국 자연방사선 준위의 약 2만3000분의 1인 0.00650nSv/h(나노시버트) 수준으로 건강에 전혀 영향을 줄 수 없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현재 검출된 제논의 수준이 인체나 동식물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장순흥 카이스트(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는 “제논이 화학반응을 잘 일으키지 않는 불활성 기체다. 흡입되더라도 잘 빠져나가는 기체이고 동식물과 접촉해도 쉽게 빠져나가기 때문에 피해를 주기 어려운 방사성 물질”이라고 설명했다.
임상무 한국 원자력의학원 박사도 “다른 원소와 화학반응이 잘 일어나지 않는 방사성 물질이다. (제논이) 인체에 영향을 주려면 원자로에서 제논을 의도적으로 모아 끌어내 흡입해야 할 정도”라고 밝혔다.
제논은 방사성 요오드, 세슘 등과 같이 핵분열 과정에서 생성되는 물질 중 하나로, 반감기가 5.27일로 짧아 흡입되더라도 입체에 위협이 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지난 2006년 한반도 상공에서 이 물질이 검출돼 북한이 지하 핵실험을 했다는 증거로 제시된 바 있다.
현재 검출된 세슘의 유해성을 떠나 향후 방사성 물질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지속적으로 관측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이 실리고 있다. 김은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세슘이 검출됐다고 해서 불필요하게 동요가 일어나선 안 된다. 지속적으로 검출 상황을 감시하면서 수위에 따라 철저하게 대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상수 기자 @sang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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