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들이 아버지를 살해하는 패륜적 범죄가 잇따라 터져나오는 가운데 전국에서 발생한 존속살해 범죄가 최근 5년동안 65%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김모(38)씨가 아버지(78)와 금전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해 아버지를 13층 높이에서 내던져 숨지게했다. 지난 13일에는 서울 은평구에서는 양모(67)씨가 아들(35)의 머리 염색을 두고 꾸중을 하며 뺨을 때리자 아들이 아버지를 둔기로 때려 살해하고 시신을 불태운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서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2006년에는 존속살해 발생 건수가 40건이었으나 2008년에는 44건, 2009년에는 58건, 지난해에는 66건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존속살해와 같은 패륜적 범죄가 급증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가족 내부의 직접적인 갈등보다 사회적 불안감이나 스트레스 확대 등 외부 환경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옥선화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최근 가족생활 만족도 등의 사회 지표에서는 가족관계 약화 등의 증거를 찾을 수 없다”며 “극단적인 선택에 가족관계로 인한 영향보다 사회ㆍ경제적 스트레스 증대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외부에서 스트레스를 느끼면 주로 가장 가까운 대상인 가족에게 불만을 표출하는데 가족 구성원이 이를 받아주지 못하면 분노가 극단적인 형태로 표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도 “경쟁으로 스트레스가 만연한 상황에서 가족 내에 중재자가 없거나 대화를 통한 해결이 안되면 감정이 폭발하면서 충동적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전했다.

<도현정 기자 @booung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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