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인 PR전략과 연관된 네이미스트 업무
메타브랜딩의 네이미스트 박은정입니다. 원래는 광고 카피라이터가 꿈이었어요. 그래서 실제로 광고 회사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지금 회사 대표님의 강의를 듣게 되었죠. 우선 대표님의 네이밍에 관한 철학과 열정에 감동받았었구요, 광고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네이밍이라는 분야에 굉장히 매력을 느꼈어요. 효과적인 컨셉을 잡고 그것을 문장으로 표현하는 것이 광고 카피라면, 그 문장을 하나의 단어로 더 압축해내는 게 네이밍이잖아요. ‘한 번 해보고 싶다‘하는 마음에 프리랜서로 일하다가 본격적으로 회사에 들어와서 네이미스트로 활동하게 된 지는 7~8년 정도 되었습니다.
네이미스트는 일차적으로 기업과 제품, 서비스 등의 브랜드 이름을 지어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브랜드라는 것이 단순한 이름 뿐 아니라 디자인, 로고, 슬로건을 비롯해 전반적인 PR 전략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점차 이러한 부분을 모두 포괄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MetaBrandingBBN 역시 브랜드의 전반적인 컨설팅을 담당하는 브랜딩 전문업체입니다.
네이밍(Naming)이라는 분야가 우리나라에 자리 잡게 된 지는 약 20년 정도 됐습니다. 그전에는 기업들이 돈을 지불하고 브랜드의 이름을 짓는다는 개념이 거의 없었죠. 2005년 전후로 해서 네이밍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크고 작은 회사들이 우후죽순 생겨났고 경쟁이 심화됐었어요.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이 됐는데, 그 속도가 약간 둔화됐을 뿐 시장은 아직 더 성장해나가는 단계입니다.
제품의 정체성에 맞는 적절한 감성을 찾아라
제가 지은 이름들은 다 내 자식들같이 애착이 가고, 그 제품이 유명해지고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을수록 저도 뿌듯합니다. 근데 꼭 크고 유명해진 브랜드가 아니라도, 일하면서 보람 있었던 브랜드나 내부적으로 만족하는 이름이 있기 마련이거든요. 예전에 ‘섬들채’라는 국내 천연소금 이름을 지었던 적이 있었는데 소금 브랜드는 처음이라 굉장히 어렵더군요. 그래서 밤에 팀원들이랑 전라남도 증도에 있는 염전에 배타고 직접 찾아갔었어요. 가서 소금 채취하는 것도 보고 염전 앞에 앉아서 팀원들이랑 이런 저런 얘기도 나누고요. 그때 거기서 생각한 이름이 제품의 정체성에 맞는 적절한 감성을 캐치해낼 수 있었고, 클라이언트의 만족스러운 선택도 이끌어 낼 수 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가장 최근에 작업한 네임인 소주 브랜드 ‘즐겨찾기’도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이름이에요.
메타브랜딩 네이미스트 박은정 |
네이미스트 일을 하려면 매일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해요. 원래부터 잘 알던 제품군도 있지만 사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으니까요. 저 같은 경우는 비록 아주 전문적이지는 못할지라도 여러 분야를 공부하고 알아가는 일들이 마치 새 친구들을 사귀는 것처럼 무척 즐겁습니다. 또 항상 창의적이고 감각적인 것을 지향하다보니 늘 젊은 생각을 하면서 살 수 있다는 것도 좋습니다. 반면, 네이밍작업은 굉장히 전략적인 부분도 동반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다양한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작업을 했어도 클라이언트를 설득하는 게 쉽지 않아요. 그 이름을 선택했을 때의 이윤창출 정도는 수치화시켜 입증하기 어려운데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는 그 부분에 대한 확신을 요구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상호 간의 이견을 조율하는 게 일을 하면서 힘든 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름이란 첫인상과 첫 느낌을 결정짓는 중요한 거죠. 모든 제품과 서비스들이 세상에 나가기 전에 옷매무시를 가다듬어주고 최종적인 이미지 메이킹을 해주는 역할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환영합니다!
네이밍이 이루어지는 과정
1. 하나의 제품 이름이 선정되는 데는 보통 3~4주 정도 소요.
2. 1,000개 정도의 이름들 가운데 제품의 정체성에 맞는 이름을 추려나가게 됨.
3. 이 때 제품, 시장, 고객, 기업 이미지, 경쟁사, 트렌드 등을 모두 분석하여 고려.
4. 브랜드 등록이란 지적재산권과 관련한 법적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이미 등록된 브랜드는 아닌지, 법적인 문제는 없는지 스크리닝 과정이 필요.
네이미스트에게 필요한 자질
1. 언어적인 감각
2. 다양한 분야에 관한 호기심 + 브랜드 자체에 대한 관심
3. 얼리어답터가 돼라. 트렌드에 민감해져야 한다.
4. 각종 직간접적인 문화경험을 통해 구축한 나만의 소스(Source)
네이미스트가 되는 루트
1. 각 (브랜드)네이밍 업체에서 TO가 날 때마다 공채를 시행
2. 브랜드 및 마케팅 관련 동아리나 모임 등에서 연계
3. 네이밍 아카데미 등의 교육기관이나 관련 강의를 통해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