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유출로 일본을 떠나 한국으로 탈출하려는 ‘피난 행렬’이 지난 주말을 정점으로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일본행을 주저해온 한국인들도 원전 사태가 최악의 상황은 피한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워킹홀리데이 희망자 등을 중심으로 출국 준비에 나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2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대지진 발생 이후 일본발 한국행 탑승자수는 19일 하루 1만1539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지진 발생 초기인 11일과 12일에는 각각 7990명과 7321명이었으나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사성 물질이 유출될 수 있다고 전해지면 17일 1만1372명, 18일 1만1282명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전력선 확보와 연이은 냉각작업으로 원전의 상태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20일에는 9186명으로 줄었다.
지진 발생 전인 8~10일 아시아나 항공의 일본발 한국행 항공기의 탑승률은 평균 67.4%였으나 17~19일 81.8%까지 치솟았다가 20일은 69.5%로 떨어졌다.
도쿄발 서울행 노선에 임시항공편 20편을 편성한 대한항공의 경우, 탑승객수는 17일 4209명으로 가장 많았고 탑승률은 16일 95%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20일 탑승률은 70%에 그쳤고 대한항공은 21일 임시항공편을 1편만 편성했다.
일본 교민과 유학중인 학생 등이 이미 상당수 귀국했고 원전 상태가 차츰 안정되는 기미를 보이면서 일본을 떠나려는 이들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일시 귀국한 재일 교민들도 대부분 일본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고 조만간 다시 일본으로 출국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매년 7200명을 워킹홀리데이로 선발해 온 일본 대사관은 이미 지난 1월에 신청서를 접수하고 14일부터 사증발급을 해주고 있다. 오는 25일까지 사증을 발급받도록 공지중인 가운데 신청자들은 일본 상황이 진정되기를 기다릴 경우 발급이 늦어질 수 있어 우선 받아두자는 분위기이다.
유학알선업체 등에도 문의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 유학알선업체 관계자는 “워킹홀리데이는 사증을 발급 받고 1년 이내에만 출국하면 돼 일단 발급을 받자는 분위기”라며 “오히려 출국자가 적어 현지에서 생활하는데 참여자 간에 경쟁이 없어져 반사이익을 노리는 실속파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귀국했던 일부 유학생들은 4월 개강을 앞두고 다시 일본으로 들어가고 있어 출국자 숫자는 점차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태형기자 @vmfhapxpdn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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