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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개교육청 초중고 ‘내진보강 사업비’ 무더기 삭감
서울 등 전국 8개 시ㆍ도교육청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학교시설 내진보강 사업계획’을 무시하고 올해 예산을 전혀 편성하지 않거나 대폭 삭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교육청의 관련 사업비가 삭감된 것은 무상급식 등 각종 공약을 내걸고 당선된 직선 교육감들이 예산을 공약 사업에 우선 배치하다 보니 빚어졌다고 교육계 일부에서는 보고 있다.

17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박영아 의원(한나라당)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16개 시ㆍ도교육청은 교과부 지침에 따라 자체적으로 2014년까지 ‘중장기 학교시설 내진보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상은 2010년 내진성능 평가결과에서 ‘대규모 피해’ 가능성이 있는 학교로 분류된 곳 가운데서도 열악한 곳으로 각 교육청은 이 계획에 따라 작년 총 39곳의 공사를 완료하고 62곳에 대한 공사에 들어갔다.

교과부는 지난해 당시 보고서에서 계획대로 추진하면 13.2% 수준이었던 전국 초ㆍ중ㆍ고교 건물에 대한 내진보강 비율이 2014년 18.7%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 계획은 2008년 5월 중국 쓰촨성 대지진 당시 학교 7000여 채가 무너져 막대한 인명피해가 난 것을 계기로 마련됐다.

당시 교과부 조사에 따르면 2009년 말 현재 내진설계가 돼 있어야 할 학교 건물 1만1293개 중 86.3%의 내진설계가 미비했고 그중 절반 정도는 ‘대규모 피해’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각 시ㆍ도교육청의 올해 예산에 따르면 서울ㆍ인천ㆍ광주ㆍ전북ㆍ경기ㆍ전남ㆍ충북ㆍ경남교육청이 내진보강 예산을 책정하지 않았거나 대폭 삭감했다. 서울이 83억2000만원(16개교 대상)의 예산을 편성하지 않는 등 서울ㆍ인천ㆍ광주ㆍ전북ㆍ경남은 기존 사업계획에 제시됐던 예산을 아예 편성하지 않았고, 경기ㆍ충북은 최대 90%까지 예산을 축소했다. 전남교육청은 내진공사비가 일부 포함된 그린스쿨사업예산 70억원만 편성했다.

반면 ▷대구(31억2000만원) ▷울산(15억원) ▷충남(27억5000만원) ▷경북(69억7000만원) ▷제주(11억7000만원) ▷강원(31억3000만원) ▷부산(26억원) ▷대전(10억) 등 기존 계획에 근접한 예산을 책정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관련 사업예산은 교육청이 감당하기 어렵다. 정부 대책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도 “교과부가 약속했던 별도 예산을 주지 않았다”며 “감사원 지적도 있어 실효성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교과부 관계자는 “교육청 사업예산에 개입할 수는 없다”면서도 “해당 사업은 위험도가 높은 학교를 우선 조치하라는 취지여서 초과 달성해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교과부는 앞으로 지방재정교부금을 교육청에 내려보낼 때 내진보강 예산을 환경개선사업비에 묶지 않고 따로 편성해 교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박 의원실은 교과부의 `2008∼2010 특별교부금 집행내역‘을 분석한 결과 3년 간 3000억원의 재해대책 특별교부금을 “필요한 재해대책비가 없었다”며 교직원 성과급 예산으로 사용했다며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2008년 재해대책 특별교부금 전액인 1170억원, 2009년에는 1047억원 중 신종플루 접종비 339억원을 제외한 708억원, 2010년에는 1137억원 중 복구비로 사용된 25억원을 제외한 1112억원이 교원 성과급에 사용됐다.

<신상윤 기자 @ssyken>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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