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일본에 원자력 발전 사고 수습에 필요한 붕산 53t을 지원한다.
16일 지식경제부는 일본 관서전력의 요청에 따라 원전 안정화에 필요한 붕산 52.6t을 부산항을 통해 일본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재홍 지경부 원자력산업과장은 “영광, 울진 지역에 붕산 여분이 있는데 수거해서 부산항을 통해 수송할 계획”이라면서 “붕산은 특수 화학물질인 만큼 OCI(옛 동양제철화학)이 수거, 운송을 대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붕산(H₃BO₃)은 원자로 내 핵 반응을 제어하는데 쓰이는 분말 형태의 화학물질이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폭발ㆍ화재사고를 수습하는데 필요한 붕산을 대량으로 확보하기 위해 우리나라에 재고물량 지원을 긴급 요청했다.
국내 붕산 총 보유량은 약 309t이다. 우리나라에서 6개월 동안 사용되는 붕산량은 약 256t 수준이다. 이 과장은 “국내 6개월 사용량을 감안할 때 일본이 요청한 물량 전량인 52.6t을 지원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보유한 붕산이 일본 원전 내에서 사용 가능한지 한국수력원자력이 이날 중 견본 1㎏을 일본 관서전력에 보낼 예정이다. 적합하다고 판단되면 우리정부는 일본 측의 요청에 따라 지원방법을 결정할 예정이다. 붕산 대금 처리 문제는 아직 논의되지 않았고, 지경부는 결제 방식 결정과 상관없이 붕산을 일본 측에 우선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 과장은 “붕산은 전량 수입해야하는 물질”이라면서 “일본에 지원한 물량만큼 우리는 다시 주문을 하면 되며, 이번 지원은 일본에게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숙 기자 @oreilleneu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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