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지진 피해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면서 일본 못지않게 지진에 시달린 중국에서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인터넷상에는 ‘달이 지구와 가장 가까워지는 현상으로 인해 지진 등 엄청난 자연재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소문이 난무하고 있으며, 네티즌들은 지난 10일 난징(南京)에서 발생한 도로 함몰 사건과 거대한 원형 구름 출현 사건이 대재앙의 전조가 아니냐며 불안해 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중국에서 크고 작은 지진들이 빈발하면서 지진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13일과 14일 바이두, 왕이 등 중국의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는 ‘초대형 달’이 지구에 지진 등의 재난을 불러온다는 소문에 관한 기사들이 대거 올라왔다. ‘초대형 달’이란 오는 19일 달이 지구와 35만㎞까지 가까워지며 이는 19년 만의 최단 거리로, 이런 짧은 거리로 인해 달이 유난히 크게 보이게 된다는 설이다.

이처럼 달이 지구와 가까워지면서 지구에는 지진 등의 자연재해가 발생할 공산이 커진다고 믿는 네티즌들이 다수 있다. 이들은 지난 2005년 1월 달이 지구와 최단거리로 가까워지기 2주 전에 인도네시아에서 거대한 쓰나미로 인한 재앙이 발생했고, 지난 74년 성탄절 호주에서 발생한 대형 허리케인도 초대형 달이 떴을 때 생겨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이번 일본 대지진도 ‘초대형 달’ 현상이 생겨나기 8일 전에 발생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한편 지난 10일 난징에서 발생한 거대 원형구름이 발생하고 시내도로가 갑자기 푹 꺼져 직경 5ｍ, 깊이 2ｍ 규모의 구덩이가 생긴 것에도 대재앙의 전조라며 불안해 하는 네티즌들이 있다. 지난 10일 윈난성(雲南)성 잉장(盈江)현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해 25명이 사망한 것을 비롯, 지난 6일과 7일 쓰촨성 청두(成都)시 두장옌(都江堰)과 원촨(汶川)현 경계 지점과 산시(山西)성 신저우(흔<心+斤>州)시 우자이(五寨)현에서 각각 규모 3.7과 4.2의 지진이 발생하는 등 최근 들어 중국 전역에서 지진이 잇따르고 있는 것도 지진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이처럼 불안감이 인터넷을 타고 확산하자 중국당국은 과학자들을 동원, ‘초대형 달’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뜬소문이라고 해명하고 나섰다. 중국 과학자들은 최근 영국의 한 신문이 오는 19일 지구와 달이 가장 가까워진다는 기사를 냈는데 이 기사를 보고 과학을 잘 모르는 네티즌들이 ‘초대형 달’ 설을 퍼트리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달이 한달에 1번 지구를 중심으로 공전하고 있어 달과 지구가 최단 거리로 근접하는 일은 매월 1번씩 생기는 일이며 최단거리의 편차도 극히 미세하기 때문에 이로 인해 지구에 대재앙이 초래된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다는 설명이다. 또 지구와 달이 최단거리로 접근했을 때 지구에 대재앙이 일어났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1900년 이후 세계에서 사망자가 1000~1만명인 자연재해는 모두 108차례 일어났으며 이는 평균 1년에 1차례로 발생 간격은 상당히 균일했다고 중국지진국 지구물리연구소 측은 덧붙였다.

중국에서 이런 유언비어성 소문들이 난무하는 것은 지진에 대한 중국인들의 불안감을 반영한 것으로 보여진다. 30년 동안 지진연구에 몸 담아왔다는 가오멍탄 부소장은 “지진재해는 인류가 반드시 직면하게 되는 자연재해”라면서 미리 공포심에 떨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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