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에 온정과 격려가 잇따르는 한편에서는 1923년 발생한 일본 관동 대지진에 빗댄 과격한 의견이 한ㆍ일 누리꾼에 의해 전파되고 있어 한ㆍ일 양국민 사이에 감정의 골이 더 깊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2ch 등 일부 일본 내 사이트 등에서는 “지진을 틈타 한국인이 약탈을 하고 있다” “부녀자를 폭행한다” “한국 게시판은 환희의 축제 분위기” 등의 루머가 확산되고 있다.
관동 대지진 발생 당시 일본 내각이 한국인의 약탈과 범죄를 기정사실화하면서 일본인이 대대적인 조선인 학살에 나섰고, 최소 2500명에서 1만여명이 목숨을 잃은 바 있다.
일부 네티즌은 관동대지진 당시를 다룬 기사를 스크랩해 링크를 걸어두고 있다. 아이디 ‘c0J*****’는 “조선인에 의한 방화, 약탈을 경계하라. 지난 관동 대지진 당시 요코하마 일대에서 조선인 집단이 칼이나 폭탄을 갖고 날뛰며 부녀자를 강간했다. 후카가와의 식량창고에 시간을 두고 불이 난 것도 조선인의 동시다발 테러였다”는 기사를 올리면서 한국인에 대한 경계심을 자극했다.
한국 네티즌의 과격한 의견도 온라인을 타고 실시간으로 전파되고 있다. 아이디 ‘wol****’는 “인류애라도 있는 듯 포장하고 있는데 헛소리하지 마라. 백 번을 양보해도 일본과 친일파 잔존은 이번에 함께 바다에 수장돼야 한다”며 ‘일본수장론’을 퍼뜨리고 있다.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아이디 ‘k761****’은 “분노를 가라앉히고 마음으로 바라본다면 지금 그들의 고통이 훗날 내가 될 수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 일본이 저지른 과거를 용서할 수 없더라도 고통받고 있는 이들에게 더 큰 고통을 주는 우리가 되지 말자”고 호소했다. 이태형 기자/th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