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값이 오른다. CJ제일제당은 12일부터 설탕 출고가를 평균 9.8% 인상한다고 11일 밝혔다. 공장도 가격 기준으로 하얀설탕 1㎏은 1309원에서 1436원으로 9.7%, 15㎏은 1만6928원에서 1만8605원으로 9.9% 인상된다. CJ제일제당이 설탕값을 인상함에 따라 삼양사, 대한제당 등 다른 설탕업체들도 뒤따라 가격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그 동안 적자를 감수하고 정부의 물가안정정책에 최대한 협조하며 가격 인상을 최소화했으나, 국제 원당가 폭등이 지속되고 작년 말부터 꾸준히 유입되는 가수요 등으로 적자폭이 크게 확대돼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설탕가격을 인상하더라도 국제시세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는 말도 덧붙였다.
국제 원당 시세는 전세계적 이상 기후로 생산 감소가 전망되고, 국제 투기세력까지 곡물 매수에 나서며 급등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월2일 30년래 최고치인 36.03센트(1파운드당)를 기록하는 등 올해 들어서도 평균 31센트가 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지난 2008년 이후 국내 도입 원당가격은 210% 넘게 급등했지만, 정부 물가 안정정책에 적극 협조하면서 감내해온 손실로 인해 비상경영에 돌입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영업실적이 급감, 2009년 대비해 2010년 영업이익이 21%나 줄었으며 대한제당은 영업이익이 63%나 감소하는 등 극심한 경영압박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CJ제일제당의 경우 이번 가격 인상이 없다면 올해 상반기에만 설탕 사업분야에서 400억~5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제당업계에서는 설탕의 물가 비중이 매우 적은데도 물가인상을 유발시키는 주요 품목으로 꼽히는 것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설탕의 소비자물가지수 가중치는 0.03%에 불과하며 소비자물가 가중치 조사품목 489개 중 372위에 그친다. CJ제일제당 측은 “설탕이 빵, 과자, 음료 등 주요 가공식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5%여서 설탕 값이 10% 올라도 이들 제품의 가격인상요인은 0.45% 밖에 되지 않는다”며 “설탕으로 인한 물가인상 파급효과는 실제로는 매우 미미한 수준”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번 설탕가격이 인상이 설탕을 사용하는 빵과 과자, 아이스크림, 음료 등 일반 가공식품도 제품 값 인상에 나서는 등 가격인상 도미노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최남주 기자 @choijusa> calltax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