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초등학교 건물 안에서 여학생들이 신원 미상의 괴한에게 추행당하는 일이 벌어져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이 학교에는 이달부터 시행된 학교보안관제도에 따라 보안관이 배치돼 있었지만, 정문에서 활동하고 있어서 괴한의 침입과 추행을 막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경찰과 용산구의 A초등학교 학부모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10시20분께 야구모자를 쓴 점퍼 차림의 한 남성이 학교 건물 안에 들어가 3층 복도를 거닐다가 이 학교 학생 B(10)양의 볼을 만지며 “너 예쁘다”라고 말했다.
이 학교 주변에는 CCTV가 5대 설치돼 있었으나 이 남성은 쓰레기 차량의 출입으로 후문이 잠시 열린 틈을 타 학교 건물에 들어와 이 학생과 접촉했고, 이어 4층으로 올라가 또 다른 여학생 C양을 뒤에서 껴안았다. 당시는 쉬는 시간이어서 일부 학생들이 복도에 나와 있었다고 학교 측은 전했다.
이 장면을 목격한 일부 여학생은 소리를 지르며 달아났고 범인도 이에 놀라 건물 밖으로 나와 담을 넘어 곧바로 도주한 것으로 CCTV에서 확인됐다.
이 사실을 안 학교 측은 오전 11시30분께 관할 지구대에 신고했고 범인의 인상착의를 확인하자 마자 비상연락을 통해 교사와 학생들에게 “빨간 옷을 입은 남자가 돌아다니고 있으니 조심하라”고 통보했다.
학교 관계자는 “수상한 사람이 달아나는 장면이 찍힌 CCTV를 경찰에 넘겨주고 빨리 잡아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관할 용산경찰서는 이 사건을 강력2팀에 배정, 수사에 착수했으며 우선 학교측으로부터 넘겨받은 CCTV를 토대로 탐문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새학기가 시작된 지난 2일부터 시내 547개 국·공립 초등학교에 등하교 지도와 학교 순찰, 외부인 출입관리 등을 담당하는 ‘학교보안관’을 2명씩 배치했으며, 이 학교에서도 학교보안관이 순찰을 돌고 있다. 하지만 이 학교에 배치된 학교보안관은 사건 당시 정문에서 출입자 단속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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