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B증권 리서치센터는 지난해 9월부터 6개월간 국내 64개 종목에 대해 헤지펀드의 대표적 전략인 롱숏(Longㆍshort) 전략을 적용한 투자 시뮬레이션을 작성하고 있다. 64개 종목을 32개의 짝(pair)으로 나눠 한 쪽은 매수, 한 쪽은 공매도하는 경우를 상정한 시뮬레이션이다.
투자 결과 지난달 말로 꼭 6개월을 맞은 이 시뮬레이션의 누적수익률은 4%, 월평균수익률은 0.7%를 기록했다. 거래비용 및 대차비용은 반영하지 않았다.
같은 기간 월평균 1.9%씩 올라 누적으로 11.3%가량 오른 코스피와 비교하면 절대수치는 물론 낮다. 하지만 2월 코스피가 6% 이상 하락할 때 이 시뮬레이션은 1% 이상의 수익을 낸 점이 눈에 띈다.
박희운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승장에서는 공매도 종목에서 수익이 줄어들며 시장 상승폭을 다 쫓지는 못하지만, 하락장에서는 공매도 종목에서 수익이 나며 포트폴리오 전체의 수익률 하락을 방어한다”고 설명했다.
박 센터장은 “상승장에서 수익률이 시장보다는 낮을 수 있지만 헤지펀드의 원래 목적은 시장수익(β)이 아니라 절대수익(α)이다. 거래비용을 포함해도 연 6~8%의 수익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해 글로벌 헤지펀드의 연간수익률 평균은 7%였다.
이는 실제 국내에서 운용되는 롱숏전략의 공모펀드 성과에서도 확인된다.
미래에셋운용의 미래에셋롱숏증권투자회사(주식)종류A의 같은 기간(2월 말 기준 최근 6개월) 수익률은 3.26%다. KTB 시뮬레이션과 달리 거래비용이 수반된 성과인 만큼 비슷한 성적으로 평가된다. 이 펀드의 1년 수익률은 8.16%다. 역시 2월 한 달 수익률은 0.04%로 7% 가까이 하락한 시장에 비해 상당히 양호했다.
박 센터장은 “개인이 직접 롱숏 전략을 펼치기는 어렵다. 하지만 단기 트레이딩 관점에서 동일 업종 내 상대적 유망 종목을 고를 때 롱숏 포트폴리오 변화를 활용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헤지펀드라고 해서 모두 양호한 절대수익을 내는 것은 아니다.
미국 증권에 투자하는 산은자산운용의 산은트렌드롱숏US증권투자신탁 6개월 성과는 -3.46%다. 벤치마크(제로인 대안투자기대수익지수)가 3.43% 오른 것을 감안하면 부진한 편이다. 1년과 2년 수익률도 각각 -16.51%와 -15.68%의 손실을 기록하며 벤치마크(각각 7.45%, 16.41%)에 훨씬 못 미쳤다.
헤지펀드 전략을 선택하더라도 ‘운용의 묘(妙)’에 따라 상당한 성과 차가 발생하는 셈이다.
홍길용 기자/ ky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