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의 한 조합원은 “조합, 철거업체가 단지 내를 배회하면서 이주를 안 한 50여가구 주민들을 상대로 위협하고 있다”며 “현관문에 빨간색 페인트로 ‘공가’, ‘철거완료’ 등 도배를 하고 야간순찰을 빌미로 사람들이 안 볼 때 음식물쓰레기통을 뒤엎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비대위에 따르면 고물상을 불러 이주가 이뤄진 문을 부수고 들어가 쇠붙이나 전압기, 연수기 등을 떼 가고 있어 그 소음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다고 호소했다.
최근에는 누군가 아파트 입구의 전등을 빼 단지 전체가 암흑으로 변했다. 공용전등이 대부분 꺼져 밖을 나가서는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아 경찰이 출동하고 밤 늦은 시간에 이를 다시 교체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합측은 “조합원들의 관리처분동의가 있었고 지난 2월 구청 인가까지 떨어진 상태”라며 “모든 주민의 의견을 반영할 수는 없다”며 재건축 추진을 옹호했다.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지 않냐는 지적에 “30~40세대를 위해 청소, 경비인력을 그래도 유지할 수 없다. 거주하는 상황에서 생활이 불편이 없도록 하는 선에서 비용 부담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공간관리업체들이 비용 증가로 인해 이주를 독려하는 부분이 있지만 주민들이 공포심을 느끼지 않도록 자제하도록 당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비대위는 지난 2월20일자로 구청의 재건축인가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내고 총회결의 무효소송에서 관리처분 무효소송으로 소를 변경해 오는 18일 재건축 관리처분인가에 대한 조합ㆍ시공사측과 비대위의 변론이 있을 예정이다. 비대위는 재판 결과에 따른다는 입장이지만 그전까지 생활권 보장과 관련해 조합측과 계속 대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태형기자 @vmfhapxpdntm>
th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