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의료관광 허브도시를 지향하는 ‘부산의 꿈’이 요원해지고 있다. 부산 의료관광의 핵심인 서면 메디컬스트리트에는 최근 발생한 무면허 성형수술 사건의 여파로 외국인 의료관광객의 발걸음이 끊기고 흉흉한 소문마저 나돌고 있다.
며칠 전 해외 의료관광객을 더 많이 유치하겠다며 서둘러 시책을 발표한 부산시의 들뜬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부산시 의료관광 시책의 핵심인 서면 메디컬스트리트는 국비와 시비, 구비를 합해 30억원을 들여 조성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성형외과, 피부과, 치과, 안과 등이 주종을 이루며 이곳에 위치한 의료시설만 150곳이 넘는다.
이중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분야가 성형외과이다. 하지만 이곳의 성형외과 병원에서는 최근까지 심상치않은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부산경찰은 지난달 23일 자격증 없이 475명을 상대로 성형수술을 해온 가짜 의사 박모(38)씨를 구속하고, 박씨에게 고용된 의사 2명도 함께 구속했다. 또한 경찰은 설립요건에 미달한 병원의 개원을 묵인해 주는 대가로 돈을 받은 보건소 공무원 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물론 이 사건의 피해자 중 상당수는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
지난 2009년 9월에도 이곳의 한 성형외과에서 수술한 환자들이 한주 동안 2명이나 사망하고 1명이 중태에 빠지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이 사건을 1년간 조사한 경찰은 아무련 혐의점을 찾지 못한 채 사건을 검찰로 송치해 사건은 미해결 상태로 남게됐다.
이처럼 연이은 사고로 부산시가 심혈을 기우려 조성해왔던 메디컬스트리트는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부산시민들은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발생한데에는 감독기관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한다. 무면허 의료시술을 해온 피의자도 문제지만 의사들이나 공무원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점에서 의료계와 감독기관도 모두 공범이라는 것이다.
심각한 피해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의료관광객 유치성과를 자랑하고 추가로 더 많이 유치하겠다며 호들갑을 떠는 부산시의 모습이 시민들의 눈에 좋게 비칠리 없다. 뼈저린 반성과 함께 철저한 점검을 통해 지역내 의료수준을 높이고, 정신을 바짝 차리고 서민 건강을 위해 지자체가 더욱 노력해야 한다. 특히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부산시가 나서 전체 의료시설에 대한 총체적 점검을 실시해야 한다. 또한 점검결과를 바탕으로 잘못된 관리체계를 시정하고, 부적격 의료인들을 퇴출시켜 국제적 의료시티로서 자존심을 회복해야 할 것이다.
<윤정희 기자 @cgnhee>cgn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