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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란씨걸’ 김지원, 길거리 캐스팅→ CF요정→ 영화주연 '단숨에'
‘롤리팝걸’ ‘오란씨걸’ ‘원빈 여친’이라는 닉네임을 얻은 CF스타 김지원(19)은 달리기를 무척 잘한다. 초중 재학시절 반대표로 계주 대항전에 출전했을 정도다. 그 속도다. 김지원이 TV CF를 통해 얼굴을 내민 것이 지난해. 나오자마자 CF는 공전의 화제가 됐고, 브랜드는 김지원의 별명이 됐다. 그러더니 영화 데뷔작이 첫 주연작이다. 김지원은 장진 감독의 영화 ‘로맨틱 헤븐’에서 김수로, 김동욱과 함께 주연을 맡았다.

“감독님이 CF를 보시고 만나고 싶다고 연락하셨어요. 지난해 여름 처음 뵈었죠. 그자리에서 ‘미미’(‘로맨틱 헤븐’ 여주인공)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장진 감독이 물어보면 대답하려고 전날 받은 시나리오를 열심히 읽고 분석해서 ‘정답’도 준비해갔다. “밝고 명랑한 아이이며 엉뚱한 면이 무조건 제가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대 감성도 통하구요”. 그러나 장진 감독은 예상질문은 하나도 하지 않고 나이는 몇인지, 성격은 어떤지 물어보고 캐스팅을 결정했다. 


영화 개봉(3월 24일)을 앞두고 만난 김지원은 스무살을 앞둔 신인배우답지 않게 똑 부러졌다. “첫 연기, 첫 주연이니만큼 부담도 되고 떨리지만 그건 나중으로 미루고 지금은 설렘과 행복을 느끼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지원은 경인중 3학년 시절 이른바 ‘길거리 캐스팅’으로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거리에서 친구와 투닥거리며 장난치고 있는데, 웬 아저씨가 와서 명함과 CD를 주면서 “(연예활동) 해 볼 생각 있냐”고 물었다. 윤하와 박화요비 등이 있는 현소속사 관계자였다. 김지원은 바로 어머니 손을 잡고 오디션장으로 달려가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서너곡이나 불렀다. 춤도 췄다. 애초 연예인이 된다는 것에 대해 부모님은 반대였지만 “나한테 온 기회니까 잡고 싶다”고 했고, 오디션을 통과해 죽 연기와 노래, 춤 등을 훈련했다. 

신데렐라처럼 CF요정이 되고, 영화의 첫 주연을 꿰찮지만 아직 꿈은 많다. “가수건 배우건 어느 것도 아직 내 길이다 확신을 하지 못했다”며 “여러 갈래의 길을 다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CF에선 밝고 건강한 이미지를 보여줬고, 영화 속에선 엉뚱한 면모의 캐릭터를 연기했다”며 “그 속에서도 ‘인간 김지원’의 매력을 녹아냈으면 좋겠다”며 의젓하고 당찬 포부도 밝혔다. 눈밝고 날카로운 장진 감독이 선택한 신인. 장 감독은 “김혜수나 김희선의 어린 시절 느낌”이라고 했거니와 김지원의 얼굴에선 김태희를 비롯한 다양한 미녀스타의 얼굴이 읽혀지기도 하지만 팬들은 30초 남짓의 순간에서 김지원만의 독특한 매력을 찾아냈다. 이제 2시간의 긴 호흡에서 김지원의 재능은 새로운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로맨틱 헤븐’은 사랑하는 아내를 먼저 떠나 보낸 남자(김수로)와 암 투병 중인 엄마의 마지막 희망을 찾아나서는 미미(김지원), 할아버지의 첫사랑을 만나게 된 청년(김동욱)의 이야기를 담은 휴먼드라마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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