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격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수준 회복…향후 전망은
전세난으로 매매전환 땐상승세 불씨 당길 수도
용인·일산 등은 아직 냉랭
부산 등 지방광역시 약진
지역별 차별화 현상 뚜렷
서울 집값이 2년5개월만에 금융위기 충격에서 벗어났지만, 전국적으로 지역별 주택가격 양극화는 심화되고 있는 상태다. 서울은 강남과 강북 간, 수도권에서는 신도시와 구도심 간, 수도권과 지방 간, 매매와 전세시장 간 체감경기는 확연히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일산과 분당 신도시 주택시장은 아직도 금융위기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한채 꽁꽁 얼어붙어 있는 반면, 부산과 대전 등 지방에서는 아파트 신규 분양시장에 ‘떳다방’까지 재 등장하는 등 투기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서울의 경우 전세대란이 주택매매 시장에도 차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향후 서울 주택시장 흐름은 5억~8억원짜리 고가 전세입자의 향방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용인은 싸늘, 부산은 들썩=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국 주택시장은 독자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서울은 금융위기 직전에 비해 종로(4.5%)와 광진(4.1%)와 중구ㆍ관악구(3.7%), 강동구(2.9%) 집값은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다. 반면 노원구(-5.2%)와 도봉구(-4.2%), 구로구(-2.4%), 강서구(-2.1%) 집값은 금융위기 직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신도시 등 수도권 주택시장은 아직도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와 인천광역시 집값이 금융위기 이전보다 각각 3.9%, 2.1% 하락한 가운데, 수도권에서는 용인 수지구 집값이 가장 많이 빠졌다.
중대형 아파트 공급 증가에 따른 미분양 등으로 수지구 집값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12.6% 하락한 상태다. 신도시중에서는 일산 주택경기가 최악이다. 금융위기 이전 대비 2월말 현재 일산서구 주택가격 변동률은 -9.6%, 일산동구 -9.1%, 덕양구는 -5.9%를 기록중이다. 버블세븐 지역인 분당(-9.1%), 안양 동안(-8.1%) 주택시장도 힘을 못쓰고 있다.
서울지역의 집값이 2008년 9월 발발한 글로벌금융위기 이전으로 완전히 회복됐다. 향후 집값의 향배는 5~8억원의 고가 전세입자들이 매수에 나설지 여부에 달려있다. |
2003~2006년 수도권 집값 폭등기에 찬밥 신세였던 부산과 대전 등 지방 광역시들은 화려한 백조로 변신했다.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2년 5개월동안 부산 사상구 집값이 35% 급등한 것을 비롯해 북구(34%), 사하구(25.1%), 해운대구(23.6%) 등 부산지역 주택시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신규공급이 한동안 중단된 부산은 최근 수급불균형으로 집값이 폭등하면서 분양권 매매를 주선하는 ‘떳다방’이 출현하는 등 과열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5억~8억원짜리 고가 전세입자 향방 주목=금융위기 충격에서 겨우 벗어난 서울 주택시장은 전셋값 상승으로 인해 주택구입 대기수요가 매매로 전환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향후 시장전망이 주목된다.
이른바 반값 아파트로 불리는 ‘강남권 보금자리주택’의 추가적인 신규 공급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향후 서울지역 집값 안정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주택시장이 안정된 것과 달리 전세시장은 강서구가 21.3% 오른 것을 비롯해 광진구(20.6%), 양천구(18.7%), 송파구(17.1%), 강남구(14.5%) 등 강ㆍ남북을 막론하고 폭등세를 기록중이다. 실제로 금융위기 발생 직후인 2009년 1월 38.2%까지 떨어졌던 서울 아파트 전세가 비율은 2월말 현재 45.6%로 절반 수준에 근접한 상태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 소장은 “전세대란 등의 여파로 성북구 등 서울 강북권 소형 아파트 위주로 전세수요가 매매로 전환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한주간 아파트 매매시장에서도 성북구(0.06%), 동대문구(0.05%), 마포구(0.04%), 중구(0.03%), 광진구(0.03%), 도봉구(0.03%) 등 강북권이 강세를 보였다.
이같은 강북권 전세ㆍ매매시장 흐름은 서초와 강남, 서초구의 5억~8억짜리 30평형대 전세입자의 향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추가적인 강남권 보금자리주택 신규공급이 주춤해질 경우 강남 고가 전세입자들이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내집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여 향후 서울 주택시장 불안의 뇌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강주남 기자/ namk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