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발생한 혁명에는 미국혁명, 프랑스혁명, 러시아혁명 등 단순명료하게 나라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발생한 혁명에는 꽃, 색깔 등 다양한 이름이 붙고 있다.
1989년 체코혁명은 소비에트 체제가 부드럽게 무너졌다는 의미에서 ‘벨벳 혁명’이라고 명명됐다. 1986년 필리핀 민주화는 ‘피플파워 86’이라고 불렸고, 1972년 포르투갈 혁명에는 최초로 카네이션이라는 꽃이름이 붙여졌다. 당시 쿠데타를 일으킨 혁명군의 가슴에 시민들이 카네이션을 달아주며 지지를 표시한데서 유래했다.
최근 아랍지역 민주화 시위의 도화선이 된 튀니지 혁명은 튀니지 국화를 따 ‘재스민 혁명’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파키스탄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최근 민주화 시위를 ‘재스민(중국명 모리화) 혁명’이라고 부르고 있다. 2003년 그루지아에서 발생한 부정선거 규탄 시위는 ‘장미 혁명’이다.
지난 2009년 이란에서 발생한 반정부 시위는 이슬람의 상징인 녹색을 따 ‘그린혁명’이라고 한다. 2005년 키르키스탄 반정부 시위 당시 시위 지도자 중 한명인 에딜 바이사로프는 “처음에는 벨벳 혁명을 본 따 실크 혁명이라 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결국 튤립혁명으로 정리됐는데 튤립은 키르키스탄에서 유래돼 네덜란드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의 경우 2004년 발생한 시민 혁명은 ‘오렌지 혁명’으로 널리 알려져있다. 하지만 당초 이 혁명은 수도 키예프의 상징인 밤나무를 따 ‘밤나무(chestnet) 혁명’이라고 했었는데 이는 별 감흥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결국 이 혁명은 당시 빅토르 유첸코가 이끌던 야당의 상징색인 오렌지 혁명으로 정리됐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