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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女PD가 그리는 경쾌한 강력반 형사
빗발치는 총알을 뚫고 달리는 형사, 피 흘리면서도 이를 악물고 범인을 쫓는 형사는 여기 없다.
7일 첫 방송되는 KBS2 새 월화드라마 ‘강력반’ 속 형사는 박봉에 시달리고, 승진에 애타하고, 범인 앞에선 두려움에 떨기도 하는 ‘동네 형사’다. 기존 수사물에 대한 고정관념을 보기 좋게 깨뜨린 ‘강력반’의 권계홍 PD는 드라마 촬영장에서 보기 드문 여성 연출가다. 멜로보다 판타지와 수사물, 추리물 같은 장르 드라마를 선호한다는 권 PD는 어둡고 잔인한 범죄현장보다 옥신각신 팍팍한 삶을 살아내는 형사들과 현실에서 있을법한,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을 경쾌한 터치로 그려낸다.
극중 형사 남태식 역을 맡은 성지루는 “우리 드라마엔 화려한 액션과 ‘때려잡기’식 수사 과정은 거의 없다. 대신 감정선이 굉장히 섬세하게 살아있고, 등장인물 간의 러브라인도 감칠 맛 나게 그려진다”고 소개했다. 허은영 역의 박선영도 “카리스마보다는 섬세한 연출력이 살아있다”고 전했다.
‘수사반장’ 이후 오랜 침체에 빠졌던 국내 수사물은 할리우드식의 화려한 첨단장비와 액션, 컴퓨터그래픽을 어설프게 답습하거나 ‘형사들의 사랑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정체불명의 드라마로 전락하곤 했다.
수사물과 멜로의 비중을 7대3으로 유지했다는 권 PD는 2일 서울 마포 가든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수사물은 아직 우리나라에서 대중화하지 않은 장르다. 이 시점에서 미드(미국 드라마), 일드(일본 드라마)와 차별성을 가지면서도 시청자가 보고싶어 할 만한 수사물을 찾으려 했다”면서 “딱딱한 수사물보다는 질투ㆍ오해ㆍ사랑의 감정을 지닌 형사들의 살아숨쉬는 모습을 담았다”고 전했다.
권 PD는 데뷔작 ‘드라마시티-메모리’에서 판타지 감성을 물씬 뿜어냈고, 2006년 방송된 4부작 ‘특수수사일지 1호관 사건’에서는 청와대에서 벌어지는 의문의 살인사건을 치밀하고 섬세하게 그려냈다. 2007년 연출한 정통 멜로물 ‘못된사랑’은 권 PD의 섬세한 장르물을 기대했던 시청자에게 다소 아쉬움을 남긴 작품이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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